[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최지만이 원하면 SSG가 모셔간다고?
박찬호, 류현진, 추신수만큼은 아니더라도 최지만은 '코리안 메이저리거' 역사에 있어 한 획을 그은 선수임이 분명하다.
타자로는 빅리그에서 성공 사례가 많지 않았다. 추신수 정도가 전국구 스타로 부와 명예를 쌓았다. 그 가운데 최지만도 오랜 기간 명성을 떨쳤다. 장타력과 수비 하나는 일품.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도 대처할 수 있는 간결하고 임팩트 있는 스윙이 있었다. 2009년 꿈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67홈런을 때려냈다. 2019 시즌에는 탬파베이 레이스 주전 1루수로 뛰며 19홈런 시즌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최지만도 세월의 흐름을 이겨낼 수는 없었다. 올해로 34세. 지난해 뉴욕 메츠와 계약한 뒤 마이너리그에서 빅리그 도전을 했지만 실패했고, 방출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올시즌을 앞두고는 어느 팀의 부름도 받지 못했다.
그리고 최지만의 KBO리그 도전설이 흘러나왔다. 충분히 이슈가 될 만한 내용. 현재 KBO리그에 오는 외국인 타자들이 거의 최지만 정도의 커리어를 갖고 있는 선수들이다. 아니, 기록으로만 보면 최상급 외국인 타자 수준이다.
하지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일단 신인드래프트를 거치지 않고 미국에 진출했기에 KBO로 오려면 2년의 유예기간이 필요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병역이다. 최지만이 한국에서 뛰려면 일단 국방의 의무를 먼저 수행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36세, 한국 나이로 37세 되는 해에 선수로 돌아올 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도,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다.
최지만은 승부수를 던졌다. 내달 15일 입대한다. 사실상 KBO리그 복귀를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미국 영주권을 갖고 있는 최지만이 병역 의무를 수행한다는 건, 한국에서 야구를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이 될 수밖에 없다. 유예기간을 병역 의무를 통해 채우면 된다.
그렇게 되면 최지만은 2027 시즌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KBO리그 도전에 나설 수 있다. 최지만이 온다면, KBO리그 판도를 바꿀 선수로 주목을 받을 수 있을까.
일단 현재 의견은 반반으로 갈린다. 먼저 나이가 걸림돌이라는 의견이다. 좋은 타자임은 분명하지만, 늦은 나이에 새로운 리그에서 뛰는 게 적응 측면에서 쉽지 않을 거라는 얘기다. 2년 공백도 치명타. 지명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상위 순번 픽을 최지만에게 쓰는 구단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 2019년 당시 30세, 29세로 비교적 젊은 나이였던 이대은(KT) 이학주(삼성)가 2차지명 전체 1,2순위로 KBO리그에 데뷔한 바 있다.
반대는 2~3년은 충분히 활약할 수 있을 거라는 시선도 있다. 최지만은 현역 복무가 아니기에, 일과를 보낸 뒤 저녁에는 개인 훈련을 할 수 있는 여건이다. 그렇게 몸을 쭉 만들면, 경기 감각은 단기간에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67홈런을 때린 타자의 스윙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것. 또 40세가 넘은 나이도 아니기에 당장은 나이 문제가 크게 작용하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
그런 가운데 한 매체는 최지만이 고향팀 SSG 랜더스 입단을 원한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최지만은 인천 동산고 출신. 최지만의 인터뷰 내용을 빌어 '최지만, SSG 입단 유력'이라는 제목으로 포장했다.
여기에 대한 SSG의 반응을 보면, 최지만을 바라보는 KBO리그 구단들의 생각을 대략적으로 가늠해볼 수 있다. 2년 후 일이라지만 정말 필요한 선수라면,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길 필요가 없다. 하지만 SSG 관계자는 "그 기사 제목을 보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고 잘라 말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