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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세에도 뛴다" 권오갑 K리그 총재, 서울하프마라톤 10km 완주…달리기는 기본, 수영·암벽등반 즐기는 스포츠 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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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2만명이 넘는 인파가 서울 도심을 달렸다. 전체 참가자 중 20대와 30대, '2030' 비율이 무려 71%에 달했다. 그 속에서 '74세의 투혼'을 펼친 낯익은 인물도 있었다. HD현대 회장이자 한국프로축구연맹 권오갑 총재가 그 주인공이다.

1951년생인 권 총재는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해 여의도공원에 도착하는 2025 서울하프마라톤의 10㎞ 부문에 참가해 완주했다. 해병대 장교로 군 복무한 그는 평소 달리기 외에도 수영, 암벽등반, 골프 등을 즐기는 스포츠 마니아다.

마라톤에는 1997년 입문했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는 4개 대회에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고, 4시간 53분의 기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위기도 있었다. 60세 때 축구를 하다 아킬레스건을 다쳤다. 잠시 마라톤을 접기도 했지만 열정은 꺾지 못했다. 2023년부터 10㎞ 부문 마라톤 대회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권 총재는 지난달에도 서울 시내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바 있다.

그는 한국 프로축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울산 현대(현 울산 HD)의 대표로 2012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정상을 이끌었다. 구단주로 변신한 후에는 2022~2024년, K리그1에서 3연패를 달성하며 '왕조의 문'을 열었다. 울산은 6월 아시아를 대표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도 출전한다. 권 총재가 단장과 구단주로 20년간 공들인 끝에 탄생한 작품이다.

프로축구연맹도 12년째 지휘하고 있다. 2013년 프로연맹 총재로 취임한 그는 2017년 재선에 성공했다. 2021년에는 3선, 올해 초에는 4선 고지를 밟았다. 권 총재는 K리그를 이끌면서 1, 2부 승강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2023년과 지난해에는 2년 연속 3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우상향 곡선을 계속 그리고 있다. 지난해 1부는 250만8585명, 2부는 88만9125명을 기록했다. 467경기에 총 343만9662명이 입장했다. 2018년 유료 관중 집계가 도입된 이후 양대 리그 모두 단일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을 새롭게 작성했다. 처음으로 300만명을 넘어선 2023년(301만1509명)과 비교해 42만여명이 늘었다.

양적 성장도 이뤘다. K리그는 올해 26개팀 체제를 구축했다. 1부는 12개팀, 2부는 14개팀으로 운영되고 있다. 권 총재는 4번째 임기에선 3부 리그까지 승강제를 확대하는 더 큰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그는 올해 초 "K리그는 현재의 인기에 안주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미래지향적인 리그를 만들고자 한다. 한국 프로스포츠 중 가장 많은 구단과 넓은 연고 지역을 보유한 만큼, 전국 각지에 있는 팬들이 보다 쉽게 K리그를 접하고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권 총재는 이날 도심을 가로지르며 '서울의 봄'을 만끽했다. 모자를 뒤로 쓰고 붉게 상기된 얼굴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그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평소에도 건강 관리를 위해 꾸준히 운동하고 있는데, 오늘처럼 좋은 날씨에 서울 도심을 달릴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다. 예전처럼 풀코스를 달리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10㎞라도 완주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고 뿌듯하다. 앞으로도 몸이 허락하는 한 꾸준히 달릴 생각이다."

레이스를 마친 권 총재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는 몸이 허락되는 그 날까지 '질주'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