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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7실점, 충격의 3연패...3번째 FA 대박 기회 앞두고, '천하의' 김광현이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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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심상치 않은 하락세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한다. 아무리 뛰어난 운동 선수라고 해도, 30대 중반 나이가 넘어가면 신체 능력이 떨어지며 하락세를 겪을 수밖에 없다. 몸을 쓰는 구기 종목은 특히 더 그렇다.

SSG 랜더스의 영원한 에이스 김광현은 2007년 입단한 뒤 SK 와이번스, SSG를 넘어 KBO리그 최고 좌완으로 명성을 떨쳤다. 훤칠한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150km가 넘는 강속구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칠테면 쳐보라는 식의 거침없는 투구는 답답했던 팬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줬다. 잘생긴 외모는 덤.

하지만 김광현도 올해 벌써 37세. 그 역시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다.

2022 시즌 13승3패 평균자책점 2.13을 찍고 조금씩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2023 시즌은 평균자책점 3.53을 유지했지만, 9승8패로 10승을 채우지 못했다. 지난 시즌은 12승10패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이 4.93으로 높아졌다. 커리어에서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 특히, KT 위즈와의 5위 타이브레이크에서 경기 막판 승리를 지킬 히든카드로 출격했으나, 로하스에게 통한의 역전 홈런을 맞고 고개를 떨궜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상대를 찍어누르는 강력한 공이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김광현도 이제는 무조건적인 정면 승부를 할 때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일찌감치 노선을 바꾼 친구 양현종(KIA)처럼 변화구 구사 비율을 높이고, 맞혀잡는 피칭을 해야한다는 조언.

그래도 김광현은 김광현이었다. 3번째 FA 도전을 앞두고 치르는 중요한 시즌. 개막 후 4경기는 나쁘지 않았다. 두산 베어스전 5⅔이닝 2실점 승리, 키움 히어로즈전 패전을 기록했지만 5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어진 KT 위즈전, 삼성 라이온즈전도 각각 5이닝 1실점, 6이닝 8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승리가 없어 아쉬웠을 뿐.

하지만 지난 16일 한화 이글스전 패전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다. 5이닝 5실점. 이어 KT전에서도 5⅔이닝 동안 안타 10개를 내주며 5실점(4자책점)으로 무너졌다. 그리고 28일 키움전에서 시즌 최다인 7실점을 하며 3⅓이닝 만에 조기 강판을 당했다. 오선진에게 만루포를 허용한 게 치명타였지만, 경기 시작부터 연속 안타를 맞는 등 정상 컨디션이 아닌 듯 보였다.

키움전을 놓고 보면 직구 최고구속은 146km를 찍었지만, 대부분 140km 초반대에 형성됐다. 직구에 자신감이 떨어졌는지, 변화구 비중이 높았다. 직구 22개를 던지는 동안 슬라이더 30개, 체인지업 17개, 커브 15개를 섞었다. 이런 변화구 위주 피칭을 하려면 제구가 생명인데, 그 제구가 원하는대로 되지 않다보니 경기를 어렵게 풀어갈 수밖에 없었다.

낮 경기지만 날씨가 다소 쌀쌀했고, 화-일요일 한 주 2회 등판의 여파도 있었을 것이다. 오선진의 만루홈런의 경우 몸쪽 치기 힘든 공을 타자가 잘 친 케이스였다. 하지만 대량 실점 속 3경기 연속 패전 기록을 단순히 불운으로만 볼 수는 없다. 시즌 1승4패 평균자책점 5.30. 우리가 알던 김광현의 기록이 아님은 분명하다.

김광현은 2016년 시즌을 마친 뒤 첫 FA 자격을 획득해 당시 소속팀 SK와이번스와 4년 총액 85억원에 계약했다. 2022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김광현은 사실상 FA와 다름 없는 151억원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올해가 마지막 4번째 시즌이다.

의욕적으로 주장까지 맡은 2025 시즌. 과연 김광현은 우려의 시선을 털고,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