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토트넘이 유로파리그 결승 진출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 일정 변경을 요청해 논란이 되고 있다.
토트넘은 27일(이하 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5월 18일 예정된 애스턴빌라와의 원정 경기 일정을 변경하기 위해 EPL 사무국과 논의 중이라는 사실을 팬 여러분께 알려드리고자 한다'며 '해당 경기와 관련된 추가 정보는 추후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로파리그 결승 진출을 염두에 둔 스케줄 조정이다.
토트넘은 5월 2일 안방에서 노르웨이의 최강 보되/글림트와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 4강 1차전을 치른다. 5월 9일에는 원정에서 2차전이 기다리고 있다.
4강 관문을 통과하면 5월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스타디움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그러나 애스턴 빌라전 후 결승전까지 허락된 시간은 사흘(현지시각 기준) 뿐이다. 토트넘은 선수들의 회복과 최상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애스턴빌라전을 5월 15일로 앞당겨 치를 수 있도록 사무국과 애스턴빌라에 요청했다.
토트넘 내부 관계자는 '더선'을 통해 "보되를 결코 가볍게 여기는 것이 아니다. 경기 일정이 변경되는 경우를 대비해 팬들에게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주어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사무국과 협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정 변경은 쉽지 않아 보인다. 영국의 'BBC'는 '애스턴빌라가 토트넘의 일정 변경 요청에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BBC'는 소식통을 인용해 "유럽클럽대항전 준비 때문에 EPL 일정을 변경한 사례는 없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애스턴빌라 역시 이번 달 유럽챔피언스리그와 FA컵 일정으로 3~4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렀다"며 토트넘의 요구가 무리라는 지적이다.
애스턴빌라는 또 토트넘전이 이번 시즌 EPL 마지막 홈 경기여서 이미 계획된 가족 초청 행사 등으로 토트넘의 요구를 더더욱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 4강에는 토트넘, 보되와 함께 EPL의 맨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아틀레티 빌바오가 올라있다. 축구 통계매체 '옵타'는 최근 유로파리그 4강과 결승전을 1만번 시뮬레이션 한 결과 토트넘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았다.
토트넘의 결승 진출 확률은 66.6%, 우승 확률은 34.9%로 집계됐다. 그 다음이 빌바오로 결승 진출은 53.8%, 우승 가능성은 28.5%로 나타났다. 맨유는 46.2%→24.2%로 3순위, 보되는 33.4%→12.4%로 예측됐다.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하면 다음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거머쥔다.
하지만 예측은 예측에 불과하다. 토트넘의 'EPL 굴욕'은 계속되고 있다. 28일에는 리버풀 우승의 '들러리'가 됐다. 토트넘은 이날 '캡틴' 손흥민이 족부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리버풀과의 원정경기에서 1대5로 대패했다.
리버풀은 토트넘을 제물삼아 5년 만의 EPL 정상에 등극했다. 반면 토트넘은 16위에 머물렀다. 이대로 끝나면 1992년 출범한 EPL 시대, 최악의 성적이다. 토트넘의 EPL 최하 순위는 1993~1994시즌의 15위였다.
또 이번 시즌 19패(11승4무)째를 기록, 한 시즌 최다 패배(1993~1994, 2003~2004)와 타이를 기록했고, 토트넘의 '오욕의 역사'는 매 라운드 새롭게 쓰여지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