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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시즌 초반 키워드 중 하나, '묵은 징크스' 다 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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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불길한 징후, 불운 등을 뜻하는 '징크스(Jinx)'는 특히 스포츠에서 많이 쓰인다. K리그에서는 특정팀과의 천적 관계를 설명할 때 징크스를 자주 거론한다. 해당팀 감독과 관계자들은 묘하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지만, 'OO 징크스'는 스토리를 만들고 팬들의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는 점에서 양념 역할을 해왔다.

2025시즌 K리그는 그간 유지된 징크스가 유난히 많이 깨지고 있다. 27일 김천 상무-울산HD전이 대표적이다. 김천은 울산에 2대0 승리를 거뒀다. 2021년 김천 창단 후 거둔 첫번째 울산전 승리였다. 김천은 울산에 약했다. 상주 상무 시절까지 포함하면, 2018년 3월 10일 원정에서 2대0으로 승리한 이래,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김천은 유강현 박상혁의 연속골과 상대 실수를 묶어 울산을 상대로 7년여만에 짜릿한 승점 3점을 얻었다.

그에 앞서 강원FC가 지긋지긋한 울산 원정 징크스를 넘었다. 강원은 19일 울산 원정에서 2대1 승리했다. '20세' 신민하가 후반 결승골을 터뜨리며 강원 팬들의 한을 풀어냈다. 앞서 강원은 울산 원정에서 무려 17연패를 당하고 있었다. 무승부도 없었다. 그야말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은 강원에 지옥이었다. 단단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강원은 마침내 울산 원정에서 18경기만에 승리를 챙겼다. 13년만의 일이었다.

울산이 깨지는 징크스에 눈물을 흘렸다면, 대전하나시티즌은 징크스를 깨고 미소를 짓고 있다. 대전은 개막전부터 신바람을 냈다. 대전은 2월15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개막 라운드에서 3대0 대승을 거뒀다. 내용에서는 상대에 밀렸지만, 탁월한 결정력을 앞세워 드디어 포항전 전적표에 승리를 더했다. 2010년 4월 24일 맞대결 이후 포항과의 18번의 경기에서 5무13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던 대전은 무려 15년 만에 천적 관계를 정리했다.

대전은 1일 울산 원정 징크스도 깼다. 대전은 울산 원정 경기에서 3대2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2024시즌까지 울산 유니폼을 입고 최전방을 누볐던 주민규가 결승골을 터트렸다. 대전은 시티즌 시절 2011년 울산 원정에서 승리한 이후 14년 만에 거둔 쾌거였다. 대전은 황선홍 감독 부임 후 인천 유나이티드, 광주FC, 수원FC 등 장기간 이기지 못한 팀들을 차례로 잡으며, 위닝 멘털리티를 심고 있다.

공교롭게도 대전은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반면, 울산은 부진을 거듭하며 4위까지 내려갔다. 대전은 못 잡았던 팀을 잡았고, 울산은 늘 잡았던 팀을 잡지 못한 결과다. 여전히 리그에 남아 있는 징크스의 향방이 남은 시즌 순위싸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