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골키퍼 김동헌(28·김천 상무)이 국가대표 선배 조현우(34·울산 HD) 앞에서 선방쇼를 펼쳤다. 김동헌은 "A대표팀에도 꾸준히 (차출돼) 가고 싶다"며 의지를 보였다.
그는 2025시즌 K리그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3월에는 생애 처음으로 축구 A대표팀에도 합류했다. 당시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김동헌은 (K리그) 개막 뒤 세 경기 정도 봤다. 지난해에는 내 머릿속에 있지 않았지만, 개막 뒤 골키퍼 포지션 경기력에선 가장 좋은 모습을 유지한다고 생각했다. 세이브도 많았고, 어려운 상황도 많이 막아냈다고 생각해서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동헌은 3월 A매치에선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가진 실력과 잠재력, K리그에서 보여주는 꾸준함은 이름 석자를 알리는 데 충분했다.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김동헌은 A대표팀 승선 이후 유럽팀의 러브콜까지 받았다.
그는 27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홈경기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이날 울산의 유효슈팅 5개를 모두 막아내며 김천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뒤 정정용 김천 감독이 "(김동헌은) 국가대표 선수"라며 "조현우라는 좋은 선수와 경쟁했다. 선수 입장에선 당연히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김동헌의 역할이 엄청 컸던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도 쭉 그렇게 할 것이다. 그동안 팔 부상이 있었다. 컨디션이 100% 아니었는데 (오늘)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동헌은 "경기 전에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워밍업 슈팅 훈련 때 반응이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조금 다른 방법으로 접근했다. 아예 볼이 오지 않도록 했는데, 집중력이 좋았던 것 같다. 선방도 많이 나온 것 같다"며 "(조)현우 형은 정말 좋은 선수다. 현우 형을 따라가기에는 (아직) 멀었다. 그래서 현우 형의 플레이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냥 내 앞에 있는 공 하나만 보고 무실점 경기를 하자' 이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향한 러브콜에 대해선 "(관련) 얘기는 들었다. 그런데 우선 해야 할 일이 있다. 원 소속팀 인천 유나이티드로 돌아가면 (K리그1) 승격을 해야한다. 그 다음에 해외 진출 등 도전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 인천으로 돌아가 승격도 하고, A대표팀에도 꾸준히 들어가고 싶다. 대표팀에 이제 한 번 갔다"고 했다. 2023년 12월 18일 군입대한 김동헌은 오는 6월 17일 제대한다. 올해 말, 결혼도 앞두고 있다.
김동헌은 "지난해에는 잘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했다. 2인분을 하려다보니 0.5인분을 하게 됐다. 올해는 내려놓고 그냥 하던대로 하자고 생각했다. 실수 하지 말고 1인분만 하자고 했다. 그러다보니 경기력이 좋아진 것 같다"며 "국가대표 선수라는 이미지를 심고 난 뒤에 해외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