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전반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또 이겼다. 이번에도 끝내기 승리다.
샌프란시스코는 28일(이하 한국시각)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경기에서 9회말 엘리엇 라모스가 내야안타에 이어 상대 수비진의 잇달은 실책을 틈타 홈까지 파고들어 3대2로 승리했다. 올시즌 샌프란시스코의 5번째 끝내기 승리.
2-2 동점인 9회 선두타자로 나선 라모스는 우완 루크 잭슨의 초구 가운데로 몰린 86.1마일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타구는 홈플레이트 앞에서 원바운드로 튄 뒤 3루쪽으로 흘렀다. 투수 잭슨이 다가가 맨손으로 잡아 1루로 던진 공은 1루수 제이크 버거가 쓰러지면서 포구하려 했음에도 너무 벗어나 우측 파울지역으로 흘렀다.
타자주자 라모스가 2루로 내달린 뒤 3루까지 욕심을 내자 파울 지역에서 공을 잡은 버거가 3루로 송구했지만, 이번에는 3루수 뒤로 빠지는 악송구가 되면서 라모스는 홈까지 파고들었다.
라모스의 내야안타→투수 잭슨의 1루 송구 실책→1루수 버거의 3루 송구 실책으로 이어진 끝내기 장면이었다.
이번 텍사스와의 홈 3연전을 2승1패의 위닝시리즈로 마친 샌프란시스코는 19승10패로 NL 서부지구 선두를 굳게 지켰다. 전체로는 NL 동부지구 1위 뉴욕 메츠(19승9패)에 이어 2위다.
샌프란시스코는 전날 텍사스에 9회말 패트릭 베일리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3대2로 승리하며 지구 단독 선두로 올라선 바 있다. 샌프란시스코가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를 거둔 것은 지난해 7월 30~31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라모스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플레이를 터치한 뒤 몇 초간 움직이지 않자 윌리 아다메스와 라몬트 웨이드 주니어가 달려드러 그의 저지를 잡아채며 일으켜 세웠다. 뒤이어 이정후를 비롯한 샌프란시스코 선수들의 승리 세리머니가 이어졌다. 이정후도 라모스와 얼싸안고 기뻐했고, 크리스티안 코스가 이들에게 음료 박스를 들이붓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웨이드 주니어는 "라모스가 홈으로 슬라이딩하는 모습이 정말 재미있었다.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더라"며 웃었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라모스가 내야안타를 치고 다이아몬드를 한 바퀴 도는데 걸린 시간은 18.67초였다. 초당 29피트를 달린 셈인데,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 주력인 초속 27피트보다 빠른 수치다.
라모스는 "난 처음에 1루까지 살아서 가고 싶었다. 그런데 공이 뒤로 빠져 2루까지 갔다. 솔직히 상대 수비가 빠진 공을 백업을 해 어시스트를 할 지는 몰랐다. 그냥 2루에서 멈추려 했는데, 맷 윌리엄스 3루코치가 손을 흔들며 뛰라고 하더라. 계속 뛰었다. 공이 3루로 악송구돼 그냥 계속 뛰었다. 세이프됐으면 하는 생각으로 홈으로 뛰었는데, 결국 해냈다"며 기뻐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휴식일 없는 '지옥의 17연전'을 10승7패로 마무리했다. 29일 하루를 쉰 뒤 30일과 4월 1일 지구 라이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펫코파크에서 원정 2연전을 갖는다.
63세의 베테랑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감독 생활 22년 동안)이런 경기는 처음"이라면서 "(17연전은)낮 경기와 야간 경기를 반복하고 동부와 서부를 오가는 일정이었다. 꽤 의미있는 일전들이었다. 선수들이 매일 출전하면서도 잘 싸웠다. 가장 잘한 것은 보통 마지막에 나온다. 17연전을 잘 해줬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정후는 이날도 안타를 기록하며 5경기 연속 히트 퍼레이드를 이어갔다. 수비에서는 4회 조나 하임의 중전안타를 잡고 2루로 던져 시즌 3번째 보살을 기록했다. 4타수 1안타를 친 이정후는 타율 0.324(108타수 35안타), OPS 0.929를 마크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