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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헛스윙' 임찬규 86km 아리랑볼 → 최형우의 조언 "저건 그냥 건드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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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프로는 최저구속 한도 없나요."

KIA 타이거즈 베테랑 최형우가 '매우 느린' 커브에 당혹감을 나타냈다. LG 트윈스 선발투수 임찬규가 86km 커브를 구사해 KIA 타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최형우는 지난 27일 광주 LG전 4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최형우는 3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KIA는 3대2로 승리했다.

이날 LG 선발 임찬규의 투구가 눈길을 끌었다. 임찬규는 타선 침묵 속에 패했지만 6이닝 3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특히 임찬규는 프로에서 거의 볼 수 없는 86km 느린 커브를 던졌다. 커브 평균 스피드는 109km였다.

특히 KIA 간판타자 김도영은 임찬규의 독특한 투구패턴에 제대로 말렸다. 두 차례나 삼구삼진을 당했다. 임찬규가 던진 86km 커브는 김도영 타석이었다. 김도영은 이 느린 공에 냅다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헛스윙을 하고 말았다.

최형우는 이런 임찬규의 패스트볼을 때려 솔로 홈런을 만들어냈다.

경기 후 최형우는 "오늘 따라 공이 너무 느리고 패스트볼이랑 체인지업이 비슷하게 왔다. 그냥 중간 타이밍으로 놓고 쳐도 헛스윙은 안 하겠다는 생각으로 쳤는데 잘 맞았다"고 홈런 상황을 설명했다.

느린 공에 대해서는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을 냈다.

최형우는 "저한테는 하나도 안 오긴 했다. 우리 선수들한테는 2스트라이크에 몰린 상황이 아니라면 그 공을 고르라고 했다. 쳐도 좋은 타구가 안 나온다. 2스트라이크 전에는 치지 말라고 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86km는 느려도 너무 느리다며 목소리가 커졌다. 최형우는 "우리 프로야구는 최저구속 한도 없나"라며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물론 프로야구에 구속 제한 같은 규정이 있을 리는 없다. 다만 타자 입장에서 100km도 안 되는 속도의 공은 불편할 수 있다. '칠 수 있으면 쳐 보라고 도발하는 것인가'라는 의구심이 들 법도 하다. 또한 프로 레벨의 타자들은 스윙 타이밍 자체가 140km 이상을 공략하도록 훈련됐다. 오히려 너무 느린 공은 프로 타자가 치기 더 어렵다. 그래서 김도영도 헛 방망이를 돌린 것이다.

하지만 억울하면 골라내거나 치면 된다. 임찬규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0km 수준이다. 강속구 투수가 아니다. 극한의 컨트롤과 완급조절 만이 살길이다. 임찬규는 나름 자기 살 길을 찾은 것이다. 100개 던지면 1개 나올까 말까 한 공이다. 그리고 김도영이 헛스윙한 그 공은 어차피 볼이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