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최형우 42살 맞나요? 경기 초반 상대 에이스 상대로 초구를 노려 솔로포를 터뜨린 최형우의 장타력에 해설진도 후배들도 모두 깜짝 놀랐다.
KBO 통산 399호 홈런포를 터뜨린 최형우가 더그아웃에 들어서자, 후배들은 분주히 움직이며 무언가를 준비했다.
김도영이 돌아왔지만 주장 나성범이 1군에서 이탈한 KIA 타이거즈가 27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LG 트윈스와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1대0 앞서고 있던 4회 선두 타자로 나선 최형우는 LG 선발 임찬규의 초구 140km 직구가 들어오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자신 있게 배트를 돌렸다.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우측 담장을 넘긴 최형우는 통산 399호 홈런포를 자축하며 힘차게 베이스를 돌았다. 42살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후배들 못지않은 장타력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최형우의 홈런포에 깜짝 놀란 해설진은 그의 나이를 꺼내들며 한 번 더 놀랬다. 맏형이 홈런포를 터뜨리자 후배들은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에이스 맞대결에서 한방이 필요한 순간 맏형의 홈런포가 터지자, KIA 타이거즈 더그아웃 분위기는 뜨거워졌다. 홈런을 치고 평소처럼 호랑이 세리머니를 예상하던 최형우는 더그아웃에 들어서자 잠시 멈칫했다. 이유는 누군가 호랑이 가방과 함께 지팡이를 건넸기 때문이다.
노령의 타자가 20대 못지않은 장타력을 뽐내자, 후배들은 이때다 싶어 맏형을 놀리기 위해 지팡이를 준비한 것으로 보였다.
당황스러움도 잠시 최형우는 호랑이 가방을 메고 지팡이까지 장착한 뒤 홈런 세리머니를 펼치며 더그아웃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2.14 시즌 4승 무패 임찬규를 상대로 42살 최형우는 두 타석 연속 점수를 뽑아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2대2 팽팽하던 승부는 7회 2사 1,3루서 김선빈이 바뀐 투수 김영우를 상대로 역전 적시타를 날리며 승부를 뒤집었다.
3대2 1점 차 상황에서 8회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가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 타자 김현수, 오스틴, 문보경을 돌려세웠다.
마무리 정해영은 9회 1사 이후 박동원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문성주, 박해민을 범타로 돌려세운 뒤 포효했다. 1점 차 짜릿한 승리를 거둔 KIA. 주장 나성범이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맏형 최형우와 어린 투수들이 완벽히 메우며 KIA는 연승을 달렸다.
이날 승리로 KBO 통산 100승을 달성한 이범호 감독은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경기 종료 후 맏형 최형우는 두 살 형 이범호 감독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100승 달성을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