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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메로 말 속에 진실이 있었다' 엉망진창 토트넘 의료시스템, 손흥민 발 상태 1도 낫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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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토트넘 홋스퍼 의료시스템은 선수를 치료하지 못하는 것인가.

지난 3월 A매치 기간에 토트넘 부주장인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발언이 큰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당시 로메로는 긴 부상에서 회복하자마자 고국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합류했다. 토트넘 팬들은 이런 행보를 비판했는데, 로메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심지어 대표팀 합류 후 공식 인터뷰에서 토트넘 의료진을 비판하는 듯한 발언까지 했다. 그는 "원래 훨씬 빨리 돌아올 수도 있는 부상이었는데, 몇 달 동안이나 아무 일도 없이 지체됐다. 그러면서 모든 게 매우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아르헨티나 대표팀 의료진이 나를 구해준 덕분에 다시 경기장에서 뛸 수 있게 됐다. 늘 감사한 마음이다. 경기에 나서는 것이야말로 내가 좋아하고, 행복함을 느끼는 일이다. 경기장 복귀를 가능하게 해 준 아르헨티나 대표팀 의료진과 물리치료사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간 토트넘 내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복귀가 늦었다는 폭로성 발언이었다. 이 발언이 나온 뒤 이번 시즌 유난히 많았던 토트넘 선수들의 부상과 더딘 회복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랐다. 로메로의 말처럼 토트넘 의료진의 실력이 부족해서 다친 선수들이 빨리 돌아올 수 없었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톱티어 구단이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문제다.

하지만 당시 로메로의 폭탄 발언이 일으킨 파장은 오래가지 못했다. 단순히 로메로의 불만에서 나온 말로 취급됐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로메로의 말 속에 토트넘의 추악한 진실이 담겨있다는 게 드러나고 있다. 특히 시즌 막판 발 부상으로 계속 결장하고 있는 '캡틴' 손흥민(33)을 보면 납득이 간다. 손흥민이 다친 직후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과 토트넘의 태도.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달라지는 복귀 시점 등에서 로메로가 경고했던 모습이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13일 울버햄튼과의 32라운드 원정 때 처음 결장했다. 당시만 해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부상을 대수롭지 않게 표현했다. 출전명단에서 제외된 이유에 관해 "손흥민은 발등에 가벼운 타박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18일에 프랑크푸르트와의 유로파리그 8강 2차전이 예정돼 있던 터라 컨디션 조율 차원에서 손흥민에게 휴식을 주는 정도로 이해됐다. 실제로 손흥민은 16일 팀 훈련에 합류했고, 밝은 표정으로 러닝 등을 소화했다. 토트넘 구단은 손흥민이 포함된 훈련장 스케치 영상을 이날 홈페이지와 공식 SNS에 올렸다.

그러나 손흥민은 끝내 프랑크푸르트와의 유로파리그 8강 2차전에 나오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EPL 33, 34라운드에 연속 제외됐다. 이제는 더 이상 '가벼운 타박상'이라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을 믿을 수 없게 됐다.

심지어 손흥민은 유로파리그 4강 1차전에도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영국 매체 '더 스탠다드'는 28일(이하 한국시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유로파리그 4강 1차전에 나오지 못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8일 리버풀전을 마친 뒤 "5월 2일에 열리는 보되/글림트와의 4강 1차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손흥민은 경기에 나오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다. 만약 4강 1차전에 나오지 못한다면, 2차전에는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명확한 메시지가 없다. 1차전에 나온다는 건지 못 나온다는 건지. 아예 2차전을 준비한다는 건지 명확치 않다. 이는 감독 본인이 약 보름 전에 '가벼운 타박상'이라고 했던 손흥민의 부상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걸 뜻한다.

원래부터 심각한 부상이었는지, 아니면 점점 악화됐는 지는 알 수 없다. 전자든 후자든 결론은 하나다. 토트넘의 의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손흥민은 어쩌면 커리어 첫 우승의 기회를 앞에 두고 전혀 움직이지 못할 수도 있다. 토트넘 의료진에 의해 망가졌기 때문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