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브리안 힐은 토트넘에 남을 생각이 하나도 없다.
힐은 28일(한국시각) 스페인 에스타디오 데포르티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미래에 대한 질문을 받자 "최대한 빨리 회복하고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르는 데 집중하고 있어서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 내 에이전트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말해 줄 테지만, 에이전트도, 나도 토트넘과의 인연은 끊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고 대답했다.
힐은 토트넘과의 인연을 끊으려는 이유는 토트넘에 불만을 가져서는 아니었다. 그는 "아무런 문제나 악감정도 없었다. 오히려 그 반대다. 토트넘은 내가 어렸을 때 나에게 기회를 줬고, 나름대로 잘 대해주기도 했다"며 토트넘에서의 커리어에 악감정을 품고 있지는 않다고 이야기했다. 힐은 2021년 토트넘이 과감하게 데려온 유망주다. 당시 힐은 세비야를 떠나 강등권팀인 에이바르에서 정말 좋은 잠재력을 보여줬다. 이에 토트넘은 에릭 라멜라에 2500만유로(약 400억원)를 얻어서 힐을 영입했다.
하지만 힐은 토트넘에서 전혀 성장하지 못했다. 힐을 영입할 때부터 우려했던 피지컬이 제일 문제였다. 거친 잉글랜드 무대에서 힐의 천재성과 돌파력은 전혀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종종 힐이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기 위한 억지스러운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감독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힐은 스페인으로 임대를 떠났다.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부진했어도 라리가에서는 힐의 재능이 잘 발현됐다. 이번 시즌에도 지로나로 임대를 떠나서 리그 25경기 3골 3도움을 기록하면서 팀의 주전으로 도약했다.
안타깝게도 무릎 반월판과 인대 부상으로 수술을 하면서 힐은 시즌 아웃됐다. 토트넘과는 이번 시즌까지 계약된 상태라 힐은 미래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일단 힐이 내린 결론은 토트넘과는 이별하는 쪽이었다. 냉정하게 힐은 토트넘에서 실패했다. 기대치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스페인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뛰어난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지금은 평범한 윙어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힐은 "만약 내가 다시 그때로 돌아가야 한다면, 언제나 그랬듯이 최선을 다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항상 성실하게 훈련했고, 맡은 바를 다했기에 누군가 나한테 프로답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며 토트넘행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토트넘도 힐 영입으로 큰 손해를 보게 됐다. 라멜라에 2500만유로까지 주면서 데려온 힐을 자유계약으로 풀어주기 때문에 돈 한푼 받지 못하게 됐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제일 싫어하는 상황이다.
김대식 기자 rlaeotlr2024@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