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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성추행 인정 각서vs거액 위로금 요구"…메이딘 A씨·143엔터, 맞불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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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걸그룹 메이딘 출신 A씨 측이 143엔터테인먼트(이하 143엔터) 이용학 대표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고소한 가운데, 143엔터 측은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A씨 측은 이 대표의 자필 각서를 증거로 제시하며 피해를 호소한 반면, 143엔터는 위로금 요구가 거절되자 6개월 뒤 고소가 진행됐다며 유감을 표했다.

메이딘에서 탈퇴한 A씨 어머니, A씨 법률대리인, 143엔터 전 직원 등은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주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 대표가 지난해 3월 당시 미성년자였던 A씨에게 폭언과 협박을 한 뒤 강제추행을 가했다"라며 "이 대표는 성추행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활동에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A씨 어머니는 "이 대표는 A를 친딸처럼 아낀다며 친구와의 연락까지 차단했고, 딸의 휴대전화를 검사하는 등 사생활을 침해했다"며 "고등학교 졸업 후 스킨십이 심해졌고, 딸이 터치하지 말라고 말했지만 대표는 업무상이라는 이유로 접촉을 이어갔다. 딸이 여러 차례 구조 신호를 보냈지만 외면했고, 결국 상상도 못할 일을 겪게 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사건과 관련해서는 "당시에는 각서를 받고 조용히 활동을 마무리하려 했지만, 대표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이후 딸은 무너졌고,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 딸은 팀 활동을 이어가고 싶어 했지만, 대표는 퇴출을 공지하고 전속계약은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가진 게 없는 형편이라 딸 미래를 위해 합의금을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거절당하고 오히려 딸이 위협받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모로서 죄책감뿐이다. 지금이라도 아이를 지키고 싶다. 이 대표는 업계에서 반드시 퇴출돼야 한다"며 눈물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대표의 각서를 받고 사건을 마무하려 했지만, 계속 팀 활동을 하고 싶어하는 A씨 마음을 이용한 이 대표가 성추행 사실을 부정하며 A씨에 부당 대우를 했다는 것이 A씨 어머니 입장이다. 합의금과 관련해서는, 이 대표의 대표 퇴진이 원래 목적이었지만, 이것마저 지켜지지 않자 A씨 미래를 위해 최후의 선택이었다고 부연했다.

A씨 측은 이 대표가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며 작성한 자필 각서를 증거로 공개했다. A씨 측이 공개한 각서에는 멤버 A씨에 대한 성추행에 대한 사과, 이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약속, 향후 계약 관계에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A씨 측은 4월 이 대표를 상대로 한 고소장을 강남경찰서에 접수했다. 이 대표는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됐으며,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A씨 측은 "이 대표가 범행을 인정했다가, 현재는 강제성이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 중"이라고 했다.

A씨 측은 '사건반장' 보도와 관련해서도 A씨의 동의 없이 피해 증언 음성이 방송에 사용됐다며 유감을 표했다. 특히 해당 보도에서 사건의 발단이 '남자친구를 숙소에 데려온 것'이라는 식으로 설명, 마치 A씨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는 것처럼 사실관계가 왜곡됐다고도 강조했다. 이에 대한 법적 절차도 밟을 전망이다. A씨 측은 "'사건반장' 보도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143엔터 전 직원도 증언자로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 A씨 측에 힘을 보탰다. 허유정 전 143엔터 A&R팀장은 "이 대표가 멤버들 사이를 이간질했었다. 직원 월급이 밀리는 상황에서도 특정 멤버에게는 명품 가방을 사주면서 편애하기도 했다. 또 학부모들에게 억단위 돈을 받은 사실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143엔터 측은 A씨 측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맞섰다. 143엔터 측은 같은 날 입장을 내고 "매니지먼트 회사 대표가 논란에 휘말린 점은 송구스럽다"면서도 "해당 멤버 측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했다.

이어 "이미 작년에 보도된 사건을 두고, 일방적 주장을 근거로 거액의 위로금을 요구했다가 이를 거부하자 약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형사 고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또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수사에 적극 협조하며 객관적 자료를 통해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고자 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진실이 반드시 규명되길 바라며, 법적 판단에 따른 책임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11월 JTBC '사건반장'이 2024년 9월 데뷔한 다국적 걸그룹 멤버가 소속사 대표에게 성추행 당했다고 보도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당시 피해 멤버가 메이딘 A씨로 지목된 가운데, 143엔터 측은 "방송에서 언급된 멤버와 대표 사이에는 어떠한 성추행, 기타 위력에 의한 성적 접촉이 없었으며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린다"고 부인한 바 있다.

성희롱 의혹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수사 결과에 따라 진실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현재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하고 본격적인 조사를 앞두고 있다. 전속계약 문제 역시 지켜볼 일이다. A씨는 메이딘에서 이미 탈퇴했지만, 143엔터와의 전속계약은 여전히 유효한 상태다. 향후 법적 절차와 결과에 주목된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