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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156km 쾅쾅! 어린이날 '9연전' → 1m97 '닥터K'에겐 천금 기회? 김태형 감독의 속내 [고척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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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9연전 로테이션? 아직 고민중이다."

올해 어린이날은 월요일이다. 누군가에겐 천금 같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1982년 출범 때부터 내세운 프로야구의 슬로건이자 초심이다. 때문에 어린이날에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프로야구가 열린다.

어린이날 덕분에 10개팀은 뜻하지 않은 9연전을 치르게 됐다. 5선발조차 제대로 꾸리기 힘든 팀이 태반이다. 2군에서 대체선발을 한명 올리는게 일반적인 선택이다. 아니면 1군 불펜투수에게 선발 기회를 주고 여차하면 불펜데이로 운영하는 방법도 있다. 모든 사령탑들의 고민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어떨까. 가장 큰 고민은 시즌초 4선발로 활약했던 김진욱이 2군에서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 지난 26일 KIA 타이거즈 2군과의 경기에 선발등판했지만, 3⅓이닝 동안 홈런 2개 포함 8안타 6실점하며 무너졌다.

"맞더라도 직구 구속을 좀 올렸으면 좋겠다. 변화구 던지고 할 상황이 아닌데, 본인이 좀 느낀 바가 있어야한다. 지금처럼 직구를 제대로 때리지 못하면 1군에서 쓰기 어렵다."

일단 기존 로테이션에 변경은 없다. 나균안과 박진은 좀더 기회를 받을 예정이다. 김태형 감독은 "지금 그 둘보다 잘 던지는 투수는 없다. 로테이션 그대로 간다"고 단언했다.

이어 "자리 하나가 비니까, 한명 들어오긴 해야할 것 같다. 아니면 기존 선수를 불펜으로 돌려서 이닝을 쪼개쓰는 방법도 있다.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조만간 (주형광)투수코치와 논의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럴 때면 이름이 거론되기 마련인 '아픈 손가락'이 있다. 1m97, 어느덧 데뷔 9년차 시즌을 맞이한 윤성빈이다. 올해도 2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운동선수가 되기 위해 태어난듯한 빈틈없이 탄탄한 체형, 사이드암으로 던져도 150㎞를 넘긴다는 타고난 어깨. 구단의 기대감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았다.

최근 기세가 좋다. 시즌초 다소 흔들렸지만, 4월 12일 KIA 타이거즈 2군과의 경기 이후 3경기 연속 호투다. KIA전 5이닝 무실점, 19일 삼성 라이온즈전 6이닝 무실점, 29일 LG 트윈스전 4⅓이닝 2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눈에 띄는 건 가히 압도적인 삼진 능력이다. 윤성빈은 이 3경기에서 10개-8개-10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올시즌 5경기 18⅓이닝 동안 삼진이 34개나 된다.

올시즌 팔 각도를 다시 올려 한층 더 직구에 위력을 더했다. 29일 LG 2군전 기록을 보면 직구는 최고 156㎞, 슬라이더와 포크볼은 각각 141㎞를 찍었다. 평균자책점 2.45의 안정감도 돋보인다.

롯데가 윤성빈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이 정도면 1군에서 한번쯤 기회가 주어질만도 하다. 마침 어린이날과 맞물려 타이밍도 좋다.

다만 지난해 아픈 기억이 마음에 걸린다. 윤성빈은 김태형 감독 부임 첫해인 지난해 7월 30일 SSG 랜더스전에 선발등판했지만, 1이닝 동안 홈런 하나 포함 4안타 2볼넷을 허용하며 5실점한 뒤 곧바로 1군에서 말소됐다. 당시 선발등판은 2019년 3월 28일 이후 1951일만, 1군 승격은 2021년 5월 21일 두산 베어스전 이후 1166일만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불필요한 확대 해석을 피하고자 하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최준용처럼 기존에 잘 던지던 투수들은 상태만 괜찮으면 바로 올라온다. 다만 2군에 계속 있던 투수들은 쉽게 올리지 않는다. 일단 계속 지켜보는 거다."

올해도 윤성빈에게 기회가 주어질까. 롯데가 대체 선발을 쓰기로 결정한다면 로테이션이 한바퀴 돈 5월 4~5일이 유력하다. 이날 선발투수가 윤성빈으로 결정될 경우 약 270여일만의 1군 복귀다.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