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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몇 명째 쓰러졌나' 지긋지긋하다...야구계 공포의 단어 돼버린 햄스트링, 왜 이리 자주 터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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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공포의 단어 '햄스트링'.

KBO리그 감독, 코치, 구단 관계자들은 햄스트링이라는 단어를 듣기만 해도 지긋지긋할 듯 하다.

햄스트링. 영어다. 사전적 정의로 인체 허벅지 뒤쪽 부분 근육과 힘줄을 통칭한다. 동작을 멈추거나, 속도 감속 또는 방향을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 부위로 알려져있다.

그런데 야구계에서는 가장 듣기 싫은 단어가 돼버렸다. 계속되는 부상 때문이다. 그것도 올해는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이다.

SSG 랜더스가 신호탄을 쐈다. 공-수의 핵 최정과 화이트가 개막 전 햄스트링을 다쳐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가장 충격적인 건 KIA 타이거즈였다. 지난 시즌 슈퍼스타로 떠오른 김도영이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에서 햄스트링을 다친 것이다. 최근 복귀했는데, 거의 1달의 사간을 날렸다.

이후 NC 주포 박건우, 삼성 라이온즈 리드오프 김지찬, SSG 베테랑 포수 이지영 등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다. 여기에 가장 최근에는 KT 위즈 FA 3루수 허경민까지 햄스트링 부상을 이유로 이탈했다. 1달 가까이 결장할 전망이다.

도대체 야구 선수들에게 햄스트링 부상은 왜 이리 많이 발생하는 것일까. 특히 야수들이 많다. 종목 특성 때문에 그렇다. 방망이를 치고 갑작스럽게 속도를 끌어올려 전력 질주를 해야 한다. 또 베이스를 돌 때 방향을 튼다. 수비 때도 마찬가지다. 타구를 보고 급가속을 한다. 햄스트링쪽에 가장 부하가 많이 걸리는 동작들이다.

또 야수든 투수든 핵심은 하체다. 공을 멀리 치고, 공을 강하게 던지는 기반은 허벅지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최근 선진 야구를 하는 선수들은 웨이트트레이닝에 엄청난 공을 들인다. 힘을 쓰려면, 소위 말하는 '무게를 쳐야'한다. 그럼 근육은 금방 키울 수 있다. 문제는 크기는 커지는데 내실쪽은 부족해질 수 있다. 풍선이 부풀면 잘 터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일례로 농구 선수들도 햄스트링을 다치기는 하지만, 흔하게 발생하지 않는다. 농구 선수들은 스텝의 기본 자세가 '기마'다. 어릴 적부터 틈만 나면 기마 자세로 스텝 훈련을 하니, 근육 크기와 관계 없이 햄스트링 근육이 탄탄하게 단련될 수밖에 없다.

한 번 찢어지면, 아무리 적은 부위가 손상을 입었더라도 최소 2주를 쉬어야 한다. 문제는 잘 회복되지도 않는다. 김도영과 최정의 사례처럼 부위가 좋지 않을 경우 시간이 더 필요하다. 한 시즌을 망쳐버리는 부상이다. 여기에 한 번 다치면, 또 다치기 십상이다. 아주 골치아픈 부위다.

일단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속 근육을 단련시키고, 시합 중 무리한 플레이를 하지 않아야 하며,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근육은 결국 수분으로 구성되기에, 마르면 찢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햄스트링 고질을 달고 산 KIA 나성범은 그래서 습관적으로 하루에 물을 수리터씩 마시고 있다고 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