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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자라는 말 마음 아프다. 정말 그런거 아닌데…."
선수 입장에서 괴롭다. 최고액을 받게 된 소감, 정든 삼성을 떠나게 된 심경 등이 주 질문이다. 이에 대한 답을 성실히 하면, 돌아오는 팬들의 반응은 차갑다. 특히, 삼성이 LG에 지지 않는 조건을 제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차우찬의 이미지는 더욱 좋아지지 않았다.
인터뷰 말미, 차우찬에게 그동안 했던 많은 인터뷰에서도 끝내 하지 못한 말이 있느냐고 물었다. 차우찬이 괌으로 개인 훈련을 떠나게 되면, 어쩌면 이 인터뷰가 당장 마지막 인터뷰가 될 수 있어서다. 차우찬은 "있었다"고 했다.
차우찬은 "사실 삼성을 떠났지만 삼성 구단과 나의 관계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마치 불화설이 있는 것처럼 끝났는데 전혀 아니다. 제발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차우찬은 마지막으로 "투수 최고액 타이틀 때문에 앞으로도 그 꼬리표가 따라다닐 것 같다. 나도 사실 부끄럽다. 내가 보여준 것이나 성적에 비해 많은 돈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나보다 좋은 선수들도 많은데"라고 말하며 "열심히 해 좋은 성적을 거두면 그 것도 좋게 바뀌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FA는 말 그대로 자유계약선수다. 선수의 자유가 있다. 돈이 많든 적든, 도시가 좋든 싫든 선수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갈 권리가 있다. 그 자유의 권리를 행사했을 뿐인데, 배신자 취급을 한다면 프로야구를 아마추어로 만드는 일이 될 뿐이다. 물론, 차우찬이 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삼성에 남고 싶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어떤 프로선수든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성의 표시다. 누구도 원소속구단을 두고 "떠나고 싶다"고 말하기 쉽지 않다. 진짜 삼성에 남고 싶다가 그 이후 상황이 어떻게 변했을지 우리는 세세하게 그 배경을 알지 못한다.
미국 메이저리그 투수 잭 그레인키가 '쿨'하게 "돈 많이 주는 곳이 좋다"고 하는 것에는 "멋있다, 솔직하다"고 하면서 범법도 아니고 자유계약 권리를 얻어 팀을 옮긴 선수에게 무차별적 비난을 가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