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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급 마무리 오승환, 연봉 천만불 꿈이 아니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1-09 09:03


올시즌 후 FA가 되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오승환은 2점대 안팎의 평균자책점에 40세이브 정도 올릴 경우 평균 연봉 1000만달러대의 특급 대우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9월 30일(한국시각) 신시내티 레즈전에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는 오승환. ⓒAFPBBNews = News1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발탁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올시즌을 마치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세인트루이스와의 2년 계약이 종료돼 자유롭게 팀을 고를 수 있는 신분이 된다는 의미다. 요즘 메이저리그 마무리 투수 몸값은 흔히 말하는 '금값'이다. 마무리에 대한 수요가 많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실력을 검증받은 소방수라면 웬만한 선발투수 못지 않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

이번 겨울 FA 계약을 맺은 마무리 '빅3'만 봐도 그렇다. 100마일 강속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은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의 영광을 안겨준 시카고 컵스를 떠나 '명문'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다. 계약 조건은 5년간 총액 8600만달러. 총액과 평균 연봉(1720만달러) 모두 역대 마무리 투수 최고 몸값 기록이다. 채프먼은 지난해 신시내티 레즈와 컵스에서 59경기에 등판해 4승1패, 36세이브, 평균자책점 1.55를 올렸다. 쿠바를 탈출해 201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채프먼은 7년간 통산 182세이브, 평균자책점 2.08을 마크했다. 최근 5시즌 연속 33세이브 이상을 마크하기도 했다. 최고 대우를 받을만하다. 1988년생으로 아직 20대의 혈기왕성한 나이다.

켄리 잰슨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의 몸값을 받아내며 LA 다저스와 재계약했다. 5년 8000만달러로 평균 연봉은 1600만달러다. 채프먼에 이어 역대 마무리 몸값 순위 2위. 잰슨도 2010년에 데뷔해 통산 189세이브, 평균자책점 2.20의 성적을 올렸다. 2012년부터 주전 마무리를 맡았고, 지난 시즌에는 71경기에서 3승2패, 47세이브, 평균자책점 1.83을 따냈다. 또다른 정상급 마무리 마크 멜란슨도 4년 6200만달러, 평균 연봉 1550만달러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둥지를 틀었다. 멜란슨은 2015년 51세이브에 이어 지난해에도 47세이브, 평균자책점 1.64를 기록하며 최정상급 소방수로 맹위를 떨쳤다.

오승환은 지난해 1월 '1+1년', 즉 한 시즌 활약에 따라 다음 시즌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옵션 조항을 넣으며 최대 1100만달러에 계약했다. 기본 연봉과 인센티브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됐다. 검증되지 않은 아시아 출신 투수들에게 흔히 적용되는 계약 방식이다. 오승환은 지난해 인센티브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 기본 연봉과 인센티브를 합쳐 500만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인센티브 조건을 채울 경우 500만달러 이상을 받을 수 있다.

오승환은 지난 시즌 76경기에서 79⅔이닝을 던져 6승3패, 14홀드,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했다. 셋업맨으로 시즌을 시작해 7월초 부진을 면치 못하던 트레버 로젠탈을 대신해 마무리를 맡아 팀내 위상을 더욱 드높였다. 현지 언론들은 올해도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를 오승환으로 지목하고 있다. 사실 대안이 없다.

ESPN은 이달 초 메이저리그 최고의 구원투수를 꼽는 코너에서 오승환을 9위로 평가했다. 마무리 투수가 팀당 1명씩 총 30명이라면 오승환이 상위권에 속한다는 이야기다. 이 순위에서 잰슨과 채프먼이 각각 3,4위, 멜란슨이 6위에 올랐다. 1위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잭 브리튼이었다.

오승환은 이들 '빅3'보다 나이가 3~5살 많다. 하지만 기본적인 구위와 연투 능력에서 이들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게 전반적인 평이다. 지난 시즌 활약상에 비춰볼 때 오승환이 올해 풀타임 마무리로 던질 경우 40세이브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1~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할 경우 평균 연봉 1000만달러 이상의 특급 대우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오승환은 지난 6일 국내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출국해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플로리다에서 일찌감치 개인훈련에 들어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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