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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한화 이글스 외야는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도 붙박이 중견수 이용규를 제외하고 경기마다, 이닝마다 교체로 바빴다. 올해도 비슷한 양상이 예상된다. 공수에 모두 능한 선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방망이를 잘 치면 수비가 부족하고, 발빠른 외야수비를 자랑하면 배팅능력이 터무니없이 떨어진다.
한화는 올시즌 외야 복귀 전력이 있다. 지난해 어깨 골절로 시즌 절반 이상을 쉬었던 최진행(32)이 돌아온다. 최진행은 수비도중 어깨뼈 골절로 큰 고생을 했다. 김경언(35)도 사구로 종아리 근육파열, 복귀 이후 컨디션이 한참 오를 시기에 또다시 사구 발가락 미세골절 부상을 했다. 최진행은 배팅 연습을 정상적으로 시작했고, 김경언도 부활에 박차를 가하며 사이판에서 개인훈련중이다.
얼핏 보면 한화 외야가 갑자기 풍성해 보인다. 이용규 양성우 이성열 장민석 등으로 버텼는데 이들이 복귀하면 타선 중량감이 확 달라진다. 양성우와 장민석은 장타가 부족하고, 이성열은 정확도가 아쉬웠다.
문제는 외야 수비와 스피드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최진행과 김경언을 동시에 선발로 낼 경우 외야 수비가 약해질 수 밖에 없다. 수비 범위가 좁은 선수들이다. 스프링캠프에서 수비훈련을 강화해도 스피드가 달라지진 않는다. 이용규에게 과도한 부담이 주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는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와 극적으로 재계약 했다. 로사리오는 지난해 타율 3할2푼1리에 33홈런 120타점을 올렸다. 로사리오가 빠질 경우 공격 공백을 메우기 쉽지 않다는 판단을 했다. 로사리오가 있어 김태균도 지난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는데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다 좋을 순 없다. 김성근 감독은 내심 로사리오와의 재계약 협상이 틀어졌다는 소식이 들리자 다양한 내야 수비가 가능한 외국인 야수를 기대했다. 로사리오는 포수 출신이지만 1루 수비만 가능하다.
올해도 로사리오가 1루를 지키면 김태균이 지명타자, 김태균이 1루에 나서면 로사리오가 지명타자다. 김경언과 최진행을 지명타자로 활용하기 어렵다. 둘은 무조건 외야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로사리오의 재계약이 결정되자 "방망이 소질이 있는 유망주 김주현(24)도 수비는 1루 백업 정도다. 현재로선 기회를 주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외야 수비와 팀타선 강화를 병행할 수있는 묘안을 짜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