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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비야누에바. 미야자키 캠프에서. 사진 제공=한화 이글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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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누에바와 오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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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몸을 푸는 비야누에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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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에서 강속구 투수는 귀한몸이다. 스프링캠프부터 시속 154㎞를 찍어대는 KIA타이거즈 한승혁같은 파이어볼러가 없다. 한화에선 140㎞대 중반만 던져도 '와' 소리가 나온다. 올해도 한화 투수진 가운데 150㎞를 넘길 선수는 알렉시 오간도(34) 밖에 없다. 오간도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152㎞를 찍었고, 본인은 158㎞까지 가능하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느림보 팀' 한화에 좋은 길잡이가 왔다. 10개구단 외국인 선수 중 30번째로 영입한 우완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34)다. 비야누에바는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으로 10년을 뛴 거물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476경기에 출전해 998⅔이닝, 51승 55패 평균자책점 4.32를 기록했다. 국내 외국인 투수 중 가장 화려한 커리어다. 비야누에바는 500만 달러의 고액연봉(2년간 FA계약 1000만달러)을 받은 적도 있다. 최고구속은 148㎞, 직구 평균구속은 143~144㎞ 정도다. 대신 확실한 제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을 잘 던진다. 한화의 영건들이 보고 배울 점이 많다. 한화 구단 관계자도 비야누에바를 영입하면서 어린 투수들의 롤모델을 염두에 뒀다.
한화 이태양은 비야누에바를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보고 "오간도와 비야누에바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 몸을 만들어나가는 것과 마운드 위에서의 공략법, 변화구 등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받고 싶다. 보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비야누에바는 경기접근법이 강속구 투수와는 다르다. 한화 투수들에게 와닿는 부분이 있다. 변화구를 던지는 타이밍이 좋고, 상대 타자와의 밸런스 허물기 싸움에 능하다. 비야누에바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초슬로우 커브볼로 타자들을 현혹시키곤 했다.
비야누에바 역시 의욕이 넘친다. 합류하자마자 마음 문을 열었다. 비야누에바는 "한화 선수들이 내게 무척 친절하다. 나는 이곳(한국)에서 신인이나 마찬가지다. 특별대우는 기대하지 않는다. 대충 야구하러 태평양을 건너온 것이 아니라 팀의 우승을 위해 왔다"며 당찬 소감을 밝혔다. 합류 첫날(2월28일)부터 몸을 풀었고, 며칠간은 자유롭게 훈련하도록 코칭스태프가 배려했음에도 다음날부터 곧바로 동료들과 합동훈련을 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보자마자 '잘생겼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호감 표현이다. 김 감독은 "큰 무대에서 10년 넘게 버텼던 친구다. 자신이 가진 노하우가 분명히 있다. 가진 무기가 많기 때문에 리그 적응에도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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