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가 WBC를 움직인다? 16개국별 빅리거 현황은

베네수엘라 대표팀의 미구엘 카브레라는 이번 WBC에 출전하는 선수들 가운데 최고액 연봉자다. 지난해 10월 3일(한국시각)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 출전한 카브레라. ⓒAFPBBNews = News1

별들의 향연, 최고의 별은 누가 될까.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WBC 1라운드는 서울(A조)과 일본 도쿄(B조), 미국 마이애미(C조), 멕시코 얄리스코(D조)에서 열린다. 서울 라운드는 한국, 대만, 이스라엘, 네덜란드가 참가해 6일(이하 한국시각) 시작되며, 도쿄 라운드는 7일, 마이애미와 얄리스코 라운드는 10일 첫 경기를 치른다.

WBC는 메이저리거들에게 문이 열려 있다. 메이저리그사무국이 '야구의 세계화'를 기치로 2006년 창설한 WBC는 빅리거들이 자국의 명예를 위해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도 과거와 현재 메이저리그를 수놓은 수많은 메이저리거들이 각국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WBC 국가별 엔트리는 28명이다. 1라운드 4개조 16개국에서 총 448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이 가운데 전현직 메이저리거는 164명이다. 전체 참가 선수단의 약 37%를 차지한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한 번이라도 밟은 선수들이다. 한국 대표팀에는 현역 메이저리거인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전직 메이저리거 이대호(롯데 자이언츠)가 이름을 올렸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4개팀(이스라엘, 네덜란드, 대만, 한국) 감독이 참석한 공식 기자회견이 1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이스라엘 제리 와인스타인, 네덜란드 뮬렌, 대만 궈타이위안, 한국 김인식 감독(왼쪽부터) 기자회견 후 함께 손을 잡으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고척돔=정재근 기자 [e-mail]/2017.03.01/

메이저리거가 가장 많이 포진한 나라는 미국이다. 엔트리 28명이 모두 현역 메이저리거 신분이다. 이들은 2월 중순부터 소속팀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C조에 속한 미국은 대회 개막 3~4일을 앞두고 대표팀 선수들을 소집할 예정이다. 미국 대표팀 28명의 2017시즌 합계 몸값은 약 2억2500만달러에 이른다. 대부분 장기계약을 맺고 있는 선수들로 1000만달러 이상의 고연봉자가 10명이다. 포수 버스터 포지(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217만달러를 받는 것을 비롯해 아담 존스(볼티모어 오리올스)가 1635만달러, 지안카를로 스탠튼(마이애미 말린스)이 1450만달러, 앤드류 맥커친이 1420만달러, 이안 킨슬러가 1350만달러의 연봉을 자랑한다. 미국은 지난 세 차례 WBC에서 한 번도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 하지만 강력한 타선에 비해 투수진은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도미니카공화국이 24명으로 두 번째로 많은 빅리거 보유국이다. 2013년 우승국인 도미니카공화국은 이번에도 최정예 멤버를 소집했다. 쟈니 쿠에토, 에딘슨 볼케스가 선발진을 이끌고, 타선은 로빈슨 카노, 매니 마차도, 핸리 라미레스, 호세 바티스타 등 미국 못지 않은 파괴력을 자랑한다. 도미니카공화국 빅리거들의 올시즌 합계 몸값은 약 2억130만달러다. 도미니카공화국은 C조에서 미국과 1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합계 4억달러의 몸값을 자랑하는 두 팀의 맞대결은 12일 오전 8시30분 말린스파크에서 열린다.

베네수엘라도 22명의 빅리거들이 참가한다. 투타의 핵인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 매리너스)와 미구엘 카브레라(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팀을 이끌고 있다. 카브레라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2800만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에르난데스도 2585만달러의 연봉으로 투수 중 1위다. 카브레라는 지난 시즌 158경기에서 타율 3할1푼6리-38홈런-108타점을 올렸으며, 2012년과 2103년 연속으로 아메리칸리그 MVP에 올랐다. 에르난데스는 올시즌까지 9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내정된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다. 지난해에는 부상으로 고전하면서도 11승8패-평균자책점 3.82를 올렸다. D조 최강인 베네수엘라는 1위로 1라운드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푸에르토리코도 19명의 메이저리거가 출동한다. 포수 야디어 몰리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외야수 카를로스 벨트란(휴스턴 애스트로스)이 팀을 대표한다. 지난 대회 준우승팀이다. 캐나다는 18명의 메이저리거가 포진해 있지만, 미국과 도미니카공화국과 함께 C조에 속해 있어 1라운드 통과가 쉽지 않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1루수로 활약중인 프레디 프리먼의 간판타자다. 과거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호령했던 라이언 뎀스터, 에릭 가니에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콜롬비아도 13명의 메이저리거가 포함돼 있다. 선발투수 호세 퀸타나가 대표적인 선수다. 퀸타나는 지난해 13승을 따냈다. D조에서 멕시코와 2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는 8명의 빅리거를 보유하고 있다. LA 다저스의 1루수 애드리언 곤잘레스가 공격을 이끈다. 호주도 8명의 전현직 메이저리거들이 출전한다. 한국과 A조에서 겨룰 이스라엘도 8명의 빅리거가 포진해 있다. 이스라엘은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의 베테랑 제이슨 마키가 한국전 선발로 등판할 예정이다. 이탈리아와 네덜란드는 6명의 빅리그 경력 선수들이 있다.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릭 밴덴헐크가 네덜란드의 에이스인데, 그는 삼성 라이온즈 입단전 메이저리그에서 잠시 뛰었다.

일본은 휴스턴 애스트로스 외야수 아오키 노리치카가 유일한 메이저리거이고, 중국 대표팀에는 투수 브루스 첸이 메이저리그 경력이 풍부하다. 아마야구 최강 쿠바와 대만에는 1라운드 출전 선수 중 빅리거가 없다.

물론, 메이저리그 선수가 많은 팀이 강팀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대회 기간의 컨디션, 팀 분위기, 응집력이 중요하다. 세계 최고의 무대 메이저리그를 누비는 선수들이 곳곳에 포진한 2017년 WBC가 어떤 드라마를 만들어낼 지 궁금하다.
노재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