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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 홈런이 쏟아진다. 4월 30일 삼성 라이온즈-SK 와이번스전까지 12경기에서 35홈런, 경기당 2.92개가 터졌다. SK 와이번스의 인천문학구장을 넘어 KBO리그 10개 구단 홈구장 중 최다 홈런이다.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가 함께 홈구장으로 쓰는 잠실구장보다 많다. 올해 잠실구장 26경기에서 31개가 나왔다.
개장 첫 해부터 삼성라이온즈파크는 '홈런공장'이었다. 지난 시즌 66경기에서 162홈런, 경기당 2.45개. 문학구장(경기당 2.65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는데, 올 해는 1위로 올라섰다. 5월 1일 현재 인천 문학구장이 15경기-43홈런-경기당 2.87개로 삼성라이온즈파크에 이어 2위다. 부산 사직구장(14경기-28홈런-2.00개), 창원 마산구장(12경기-23홈런-1.92개),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14경기-19홈런-1.36개)가 3~5위로 뒤로 잇는다. 수원구장(14경기-15홈런-1.07개), 대전구장(11경기-13홈런-1.18개)에선 상대적으로 홈런보기가 어려웠다.
4월 28~30일 SK 와이번스전을 보자. 3연전에 무려 16홈런이 쏟아졌다. 삼성이 6개, SK가 10개를 쳤다. 첫 날인 4월 28일 나주환(4점)과 정진기(2점)의 홈런을 앞세운 SK가 구자욱(3점) 박해민(1점)으로 맞선 삼성을 7대5로 제압했다. 4월 29일 경기에선 조동찬(1점) 박해민(3점) 이승엽(1점)이 대포를 가동한 삼성이 12대5로 이겼다. 이 경기에서 SK 한동민(2점) 최 정(1점) 박정권(1점)도 손맛을 봤다. 3연전 마지막 날인 4월 30일에는 SK 최 정(3회 1점) 한동민(3회 1점) 정진기(4회 3점) 이재원(5회 1점) 이홍구(9회 2점)가 13대2, 대승을 이끌었다. 삼성이 화력으로 맞섰지만, SK에는 역부족이었다.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 특성을 삼성이 아닌 '대포군단' SK가 마음껏 살린 셈이다.
5월 1일 현재 삼성 팀 홈런은 23개. 홈 12경기에서 15개, 원정 14경기에서 8개를 쳤으니, 삼성라이온즈파크가 '홈런 친화적인 구장'이라는 걸 기록이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안방에선 구자욱과 조동찬이 3개씩, 박해민 이승엽이 2개씩 쳤다. 원정에선 각각 2개를 때린 김헌곤과 이승엽이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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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수 감독은 지난해 9월 기자간담회에서 "구단과 상의해 펜스를 높이겠다. 펜스 높이에 차등을 둘지 여부는 좀더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로부터 "구장이 작아 투수들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홈런타자가 적은 팀 상황도 고려했다.
삼성라이온즈파크의 펜스 높이는 3.2m(철망 1m). 삼성 구단은 1~2m 정도 높이려고 했다. 삼성라이온즈파크는 외야 펜스까지 거리는 좌우 99.5m, 중앙 122.5m로 다른 구장에 비해 짧지 않다. 하지만 구장을 팔각형, 외야를 부채꼴 모양을 조성해 좌중간과 우중간이 기존의 대구 시민구장보다 5m 정도 짧다. 김한수 감독은 "여러가지 고민을 해봤는데, 펜스를 높이면 팬들의 관전 시선을 방해하게 돼 안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외야에 가보니 펜스를 높일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고 포기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몇 년간 삼성 홈런타자 다수가 팀을 떠났다. 지난 겨울에는 4번 타자 최형우, 주축 좌완 투수 차우찬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이적했다. 홈런은 줄어들고 피홈런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 시즌 초 팀 성적과 상관없이 홈런수만 놓고보면 예상보다 선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허약해진 마운드가 대량으로 홈런을 내주면 물빠진 독에 물붓기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KBO리그 구장별 홈런 현황
구장=경기=홈런=경기당 평균 홈런=홈팀 홈런
대구구장=12=35=2.92=삼성 15개
문학구장=15=43=2.87==SK 27개
사직구장=14=28=2.00=롯데 12개
마산구장=12=23=1.92=NC 10개
광주구장=14=19=1.36=KIA 9개
고척스카이돔=12=16=1.33=넥센 8개
잠실구장=26=31개=1.19=LG 8개, 두산 7개
대전구장=11=13=1.18=한화 5개
수원구장=14=15=1.07=kt 6개
※5월 1일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