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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이 실질적인 에이스의 자리를 물려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박세웅이 일취월장한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다. 우선 지난해 풀타임 선발 경험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닝을 끌고가는 능력이 생겼다는 것이다. 갑자기 구위가 좋아졌다고는 보기 어렵다. 제구력과 경기운영능력이다. 특히 초반 대량실점하던 모습이 사라졌다. 지난해에는 1회 또는 2회부터 제구력 난조로 난타를 당하며 무너졌는데, 올시즌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도 초반 완급조절을 하며 위기를 넘긴다. 사실 어제도 박세웅은 초반이 좋지 않았다. 1회말 안타 3개를 맞고 1실점했다. 그러나 2회부터 안정을 찾으면서 3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이어갔다. 이제는 제법 선발투수다운 면모가 풍긴다. 140㎞대 중후반의 직구는 힘이 있으며 포크볼도 한층 각도가 좋아졌다.
박세웅은 2015년 시즌 도중 kt에서 트레이드돼 온 뒤 롯데 구단의 에이스 수업을 받고 있다. 지난해 숱한 난조를 보이고도 선발 기회를 꾸준히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구단의 이러한 방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조원우 감독이 박세웅을 선발 에이스로 키우기로 마음을 먹지 않았다면 2군을 전전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현재 롯데에서 붙박이 선발은 외국인 투수 2명과 박세웅 뿐이다. 체력 관리를 받고 있는 박진형과 김원중, 임시선발인 송승준은 앞으로 상황에 따라 보직이 달라질 수 있다. 토종 에이스로서 입지를 확실하게 다졌다고 볼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