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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현의 8회 등판에는 이유가 있었다.
사실 예고된 8회 등판이었다. 넥센은 지난 9일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월요일 포함 이틀을 쉬었고, 전날(10일) 경기에서도 선발 최원태가 6이닝을 던져 김상수(1이닝)와 하영민(1이닝)으로 끝냈다. 불펜에 충분한 여유가 있음에도 김세현이 8회에 등판한 것이다.
이유가 있었다. 김세현은 지난 7일 고척 SK 와이번스전에서 팀이 6-3으로 앞선 9회초 세이브 상황에 등판했다. 1이닝과 3점차. 타이트한 리드는 아니었으나 1아웃을 잡고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그리고 김동엽에게 동점 스리런포를 허용했다. 자신의 시즌 2번째 블론세이브였다. 김세현의 블론세이브로 이 경기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6대6 무승부로 끝났다. 동시에 5시간17분으로 올 시즌 최장 경기 기록도 세웠다.
때문에 장정석 감독은 살아나지 않는 김세현을 두고 고민에 들어갔다. 장 감독은 "어쩌면 김세현을 8회에 기용할 수도 있다. 스프링캠프때도 몸살, 장염 등으로 2번 정도 몸이 안좋아서 페이스가 가장 늦게 올라왔던 선수다. 지금까지 한번도 편하게 경기를 막지 못했다. 고민이 된다"고 했다.
사흘 휴식 후 이날 NC를 상대한 김세현은 8회말 1아웃을 잡고 박민우에게 안타를 맞았다. 1루수 송성문의 실책으로 2,3루 위기에 몰렸다가 결국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치긴 했지만 도루를 2개나 허용한 것은 아쉬웠다.
김세현은 8회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후 이보근으로 교체됐다. 지금은 세이브 기록보다 중간에서 자신의 공을 던지는 것이 먼저라는 벤치의 판단이 엿보였다.
창원=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