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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차 이하 클러치 상황, 한동민이 MVP인 이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6-07 10:24


SK 와이번스 한동민은 올시즌 3점차 이하 상황에서 14홈런, 35타점을 올리며 가장 돋보이는 타격을 과시했다. 한동민이 6일 인천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3회말 우월 투런홈런을 날리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SK 와이번스는 지난 6일 인천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9회말 이재원의 끝내기 안타로 6대5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날 SK 승리의 일등공신은 이재원이었다. 9회초 상대 1루주자 유재신의 2루 도루를 저지하며 위기를 모면한데 이어 9회말 1사 3루서 좌중간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다. 그러나 사실 경기 초반 5점차 리드를 잡은 것이 SK가 경기를 끌고갈 수 있었던 실질적 원동력이라고 봐야 한다. 3-0으로 앞선 3회말 한동민이 투런홈런을 날린 것이 결국 큰 힘이 된 셈이다.

한동민은 이날 현재 46타점으로 이 부문 1위다. 2012년 입단 이후 처음으로 주전자리를 꿰차며 중심타자로 우뚝 선 한동민은 클러치 능력에서는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을 만하다. 한동민의 활약상은 단순히 타점이 많다는 걸로 설명되지 않는다. 한동민은 승부의 향방을 알 수 없는 박빙의 순간 타점 능력이 굉장히 좋다. 힐만 감독이 그를 4번 또는 5번 타자로 내세우는 이유다.

한동민의 타율은 2할9푼2리에 불과하다. 타율 순위서 규정타석을 넘긴 52명 가운데 29위다. 하지만 세부적인 타격 내용을 살펴보면 승부에 결정적인 작용을 한 게 많다. 팀승리에 가장 많은 공헌을 한 선수가 시즌 MVP에 오른다고 보면 한동민은 지금 MVP에 오를만한(MVP-type)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득점권 타율 역시 2할8푼9리로 눈에 띄지는 않는다. 주자가 있을 때의 타율은 그보다 조금 높은 3할1푼4리다. 한동민의 가치는 박빙의 상황에서 나타난다. 3점차 이내의 상황, 즉 3점차 이내로 뒤지고 있거나 리드하고 있을 때 타점 능력이 대단히 높다. 한동민은 3점차 이하로 뒤지고 있을 때의 타석에서 타율 3할3푼3리(48타수 16안타), 6홈런, 10타점을 올렸다. 추격이 필요할 때 장타력을 과시하며 분위기를 띄었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3점차 이하의 리드 상황에서는 타율 3할8푼6리(44타수 17안타), 7홈런, 19타점을 올렸다. 도망가는 점수가 필요할 때 19점을 불러들였다는 의미다. 동점 상황에서는 타율 2할2푼9리(48타수 11안타), 1홈런, 6타점이다. 즉 3점차 이하의 상황에서의 합계 기록이 타율 3할1푼4리(140타수 44안타), 14홈런, 35타점이다. 전체 타자들 중 이런 상황에서 홈런과 타점 모두 한동민이 1위다. 자신이 친 홈런 17개중 82%, 타점 46개중 76%가 3점차 이하의 상황에서 나왔다.

올시즌 클러치 상황에서 가장 빛나는 타격을 하고 있는 타자가 한동민임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클러치 히터라면 이 정도는 돼야 상대에게 위협감을 주고 감독의 신뢰를 얻는다.

3점차 이하 상황에서 타점 2위는 NC 다이노스 나성범이다. 타율 3할4푼6리(162타수 56안타), 8홈런, 30타점을 기록했다. 현재 나성범은 손목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져 있다. 이어 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28타점으로 3위이며, SK 최 정이 27타점을 4위다. 26타점은 롯데 자이언츠 최준석과 이대호, NC 모창민, 넥센 서건창, SK 김동엽 등이 기록중이다.

이날 현재 40타점을 넘긴 타자 6명중 타율 2할대는 한동민과 최 정(40타점, 0.298), NC 스크럭스(41타점, 0.279), 김동엽(40타점, 0.269) 등 4명이다. 같은 타점이라도 질적인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시즌 MVP를 꼽으라면 한동민을 빼놓을 수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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