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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난조-무리한 주루, LG 야구에 대한 변명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6-14 07:56



LG 트윈스의 불펜 운용, 그리고 뛰는 야구에 대한 변명.

LG는 14일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에 뼈아픈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8회초까지 4-2로 앞서며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8회 불펜 난조로 5실점하며 4대7로 역전패 당했다. 이날 승리했다면 3위 두산과의 승차를 반경기로 줄일 수 있는 찬스였다. 그러나 지는 바람에 승차는 2.5경기로 벌어졌다. 이날 경기에서는 LG 야구의 올시즌 화두, 불펜 운용과 뛰는 야구에 대한 문제가 외적으로 드러난 경기. 마무리가 없는 상황에서 맞춤형 불펜 투입이 실패한 결과고, 경기 초반 무리한 주루플레이로 점수를 벌리지 못한 악재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만으로 LG 야구를 비난한다면, LG는 앞으로 이도저도 아닌 야구를 할 수밖에 없다.

▶좌-우 놀이, 해도 안해도….

사실 양상문 감독의 불펜 운용은 크게 무리가 없었다. 선발 임찬규가 79개의 공을 던지고 내려갔는데, 이는 6회 위기 상황서 상대가 닉 에반스이기에 사이드암 신정락을 올리려는 게 1번 의도였다. 2번 의도는 임찬규의 체력. 선발 풀타임 첫 해인 임찬규는 투구수가 100개 가까워지면 공이 몰리는 경향이 있어 조금 빠른 시점에 바꾸는 경기가 대부분이었다.

이후 신정락이 1⅓이닝을 막고 진해수가 ⅔이닝을 책임졌다. 다만, 진해수가 8회 김재환에게 2사 후 2루타를 맞은 게 옥에 티였다. 감독 입장에서는 6개의 공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2사였기에 더 확실한 투수를 올려 위기 이닝을 틀어막고 싶었을 것이다. 최근 이동현의 구위와 페이스가 매우 좋아 9회 마무리로 등판이 가능하다고 한다면, 김지용이 전력을 다해 한 타자를 막으면 됐다.

김지용은 이날 첫 패배였다. 그 전까지 불펜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투수 중 1명이었다. 그런 김지용이 무너지고 말았다. 안타깝지만, 한 시즌을 치르면 나올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일. 김지용의 부진을 미리 예상해 진해수를 끌고 갔다면 그건 감독이 아닌 신이다. 두산은 김재환 이후 박세혁-최주환-오재일 계속 좌타자들이 대기중이었다. 여기서 진해수를 계속 마운드에 놔둬 만약 난타를 당했다면 "왜 구위가 좋은 다른 투수를 넣지 않고 좌-우 놀이에 집착하느냐"는 비판이 가해졌을 것이다. 결국 결과론의 얘기일 뿐이다.

▶LG가 죽어도 뛰어야 하는 이유

또 하나 아쉬웠던 장면은 3회초. 0-1로 밀리던 LG는 1사 1, 3루 찬스를 만들었다. 타석에는 가장 잘치는 박용택. 그런데 1루주자 이천웅이 도루를 시도하다 협살에 걸렸고, 그 사이 3루주자 이형종이 홈을 파고들다 아웃됐다. 박용택은 적시타를 치고 동점을 만들었지만, 2루까지 가다 다시 잡히며 이닝을 종료시켰다. 동점을 만든 건 잘했다. 하지만 두산 선발 유희관이 흔들리고 있었고, 찬스에서 중심타자들이 계속 나오는 걸 감안하면 주루 플레이에 아쉬움이 남았다. 이 때 더 신중하게 몰아쳤어야 했다. 경기를 중계하던 양준혁 MBC 스포츠+ 해설위원도 "박용택을 타석에 두고 왜 도루를 하다 죽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LG는 올시즌 엄청나게 뛴다. 팀 도루 45개로 10개 팀 중 1위다. 그런데 실패도 30개로 1위. 효율성을 따진다면 도루 성공 1위가 팀에 도움이 되느냐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런데 역설적인 게 LG는 팀 도루 1위를 차지할만큼 빠른 선수들이 없다. 박해민(삼성 라이온즈) 이대형(kt 위즈) 로저 버나디나(KIA 타이거즈)와 같은 대도 스타일 선수가 없다. 이런 선수들이 있어야 팀 도루 개수가 증가한다.팀 1위는 8개의 김용의인데, 최근 선발 출전 여부가 왔다갔다 한다. 즉, LG는 야수들 전체가 적극적으로뛰고 있다는 뜻이다.

잘 뛰지 못하는 선수들로 왜 뛰는 야구를 하느냐. 결국 이기기 위함이다. LG 유지현 작전주루코치는 "왜 무리하게 뛰느냐고 하는데, 안그러면 우리는 이길 수 없다. 냉정히 타선의 힘이 압도적인 팀이 아니지 않느냐. 결국 방망이 힘으로만 승부가 안된다면 어떻게든 한 베이스라도 더 가기 위한 적극적인 작전을 펼쳐야 한다"고 말하며 "살기 위해 죽는다는 개념으로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단순히 성공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다. 'LG는 뛰는 팀'이라는 인상을 상대에 심어줘야 한다. 그래야 상대가 수비에서 압박감을 받는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경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유 코치는 마지막으로 "감독님께서도 뛰는 야구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시고, 그런 야구를 원하신다"고 덧붙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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