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린다. 경기 전 LG의 새로운 용병 제임스 로니가 덕아웃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출신인 제임스 로니는 부상으로 교체 아웃된 히메네스를 대신하기 위해 영입 됐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07.18 |
|
"미국에 다시 가겠다는 말은 안하더라."
LG 트윈스가 18일 거물 외국인 타자를 영입했다. 주인공은 제임스 로니.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1시즌 동안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풀타임을 뛰었다. 2007시즌부터 2011시즌까지 5시즌 연속 빅리그에서 두자릿수 홈런을 때려냈다. 200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A 다저스에 1라운드 지명을 받을 때부터 유망주인 선수였다. 다저스가 공을 들여 키워 2006년부터 팀 간판으로 내세운 선수다. 메이저리그 통산 1443경기 출전, 타율 2할8푼4리 1425안타 108홈런 669타점을 기록했다. 타격 뿐 아니라 1루수로서도 수준급 수비를 선보였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메이저리그 국내 중계가 활발했다. TV에서도 많이 봐 팬들에게는 더욱 친숙한 선수다.
이런 선수가 국내에 들어와 LG 유니폼을 입고 뛴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그동안 메이저리그에서도 좋은 커리어를 쌓았던 외국인 선수들이 종종 영입된 사례가 있지만, 로니의 커리어는 거의 최고 수준으로 봐야 한다. 대부분 빅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은 선수 생활 말년에 한국을 찾은 게 보통인데, 로니는 한국나이로 아직 34세밖에 되지 않았다. 앞으로 수년 간 충분히 힘을 쓸 수 있는 나이다. 이 선수가 아무리 시즌 대체 계약이라고 해도 35만달러라는 헐값(?)에 왔다니 더 신기하다. 단순 비교로 kt 위즈가 지난달 영입한 멜 로하스 주니어가 총액 40만달러를 받고 한국에 왔다. 물론, 1달 더 빠르게 한국에 왔다고 하지만 미국 생활 성적만 놓고 보면 두 사람은 비교가 안된다.
그래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도 있다. 뭔가 문제가 있으니 이 거물급 선수가 한국행을 결정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일단 눈에 보이는 건 최근 5년 동안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는 건 맞다. 지난해 뉴욕 메츠 소속으로, 그 전 3년간 탬파베이 레이스 소속으로 뛰었는데 타격 성적이 인상적이지 않았다. 올해는 빅리그에서 아예 기회를 얻지 못했다. 마이너리그 두 팀을 거치며 단 18경기만 뛰고 지난 5월 방출됐다. 마이너리그에서도 제대로 뛰지 못한 건 부상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일단 가장 중요한 부상은 아니다. 구단도, 선수 본인도 몸상태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몇 번이고 강조했다. 취업 비자 문제만 해결되면 곧바로 실전에 투입될 것이라고 했다. 하락세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 빅리그에서 1루수로 살아남으려면 장타력, 타점 생산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최근 수년간 그 모습을 잃으며 빅리그의 관심에서 멀어진 케이스다. 보통 이런 경우 수년간 빅리그 재진입을 노리다 시간을 허비하는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로니는 현실을 직시하고 냉정한 판단을 했다. 1루밖에 수비가 안되는 상황서, 자신이 1루수나 지명타자로 다시 메이저 무대에 서는 건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다른 길을 찾아 나선 것이다. 그 순간 LG가 나타났다. 최근 미국에서 KBO리그의 위상이 매우 올라갔다. 돈도 잘 주고, 야구만 잘하면 왕처럼 모시는 한국에서의 오퍼를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지나치게 저렴한 몸값에 대해서 LG 고위 관계자는 "우리 스카우트팀 능력 아니겠는가"라고 말하며 웃었다. 안그래도 최근 미국에 선수가 없어 교체 선수를 찾기 쉽지않은 상황이다. 이어 "남은 시즌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주고, 내년 시즌 제대로 된 평가를 받겠다는 게 선수의 의도같다. 대단한 경력을 가진 선수지만, 미국에 다시 돌아갈 거라는 얘기는 안하더라. 한국에서 제2의 야구 인생을 성공적으로 만들겠다는 의욕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양상문 감독도 "본인의 현실을 인정하고 한국행을 선택한 것 같다"며 "기본 능력도 갖춘 선수가 간절함까지 갖고 야구를 한다면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에 오는 외국인 선수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새 무대에 대한 적응 의욕과 간절함이 최고의 성공 요인으로 평가받는 요즘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마감직전토토 국내 유일 실시간 현장정보 무료 제공 이벤트 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