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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킹'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이 은퇴 투어의 시작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먼저 첫 번째 선물은 이승엽이 숱하게 밟았던 1루 베이스였다. 한화 주장 송광민을 비롯해 박정진, 김태균, 배영수, 정근우, 이용규가 베이스에 응원 메시지를 손수 적어 이승엽에게 선물했다. 이어 박종훈 한화 단장과 이상군 감독 대행이 그라운드로 나와, 이승엽의 등번호와 현역 시절 대전, 청주 경기에서 달성한 기록이 담긴 현판을 기념품으로 증정했다.
특별한 선물도 있었다. 한화의 '레전드' 송진우 전 투수 코치가 이승엽에게 직접 '보문산 소나무 분재'를 전달했다. 이 소나무 분재에는 특별한 의미가 남겨있다. 한화의 홈구장 한화생명이글스파크의 외야쪽에 위치한 보문산의 해발고도는 473m. 홈플레이트에서 타자가 친 공이 보문산 정상에 닿기까지의 거리는 약 2600m이다. 비거리 115m의 홈런 23개가 나와야 닿을 수 있는 거리.
그리고 이승엽은 대전구장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경기에서 홈런을 1개 추가했다. 2회초 1사 후 첫 타석에선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에게 볼넷을 얻어냈다. 4회초 2사 1루에선 우전 안타를 날리며, 활약을 이어갔다. 끝이 아니었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9회 선두타자로 기회가 찾아왔다. 이승엽은 박상원의 5구 가운데 몰린 패스트볼을 그대로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30m의 대형 홈런이었다. 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확실한 서비스를 한 셈이었다.
대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