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의 송구 실책이었다. 1군 무대에서 왜 경험이 필요한 지 보여준 장면이었다.
냉정히 자신이 그 기회를 날리는 상황을 만들었다. 승부처는 5회였다. 잘던지던 황수범이 2사 후 승리요건 갖추기 전 마지막 아웃카운트 1개를 놓고 흔들렸다. 2사 2루 상황서 박용택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2번 안익훈의 투수 강습 타구가 황수범쪽으로 향했다. 이미 2루주자와 타자주자 모두 세이프 타이밍. 여기서 경험이 부족한 황수범이 1루에 무리하게 공을 던졌고, 이 송구가 악송구가 되며 박용택이 손쉽게 홈을 밟았다. 안익훈이 3루까지 가다 아웃이 되며 이닝이 종료됐고, 황수범은 생애 처음으로 선발 승리 요건을 갖췄지만 기죽어있던 LG의 기를 살려주는 계기가 됐다. 그렇게 기가 산 LG는 7회와 8회 연속 득점을 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황수범은 기대 이상으로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1회 조금은 긴장한 기색을 보였다. 공을 끝까지 채지 못하고 놔버리는 모습. 하지만 1회 로니와 양석환을 삼진으로 잡은 뒤 자신감을 가졌고 2회 실점 후에도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호투했다. 3회와 4회 연속 삼자범퇴 처리했다. 제대로 된 폼의 투구가 되자 안정된 제구를 선보였다. 직구도 최고구속은 144km에 그쳤지만, 공이 낮게 깔리자 LG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잊어버릴 만 하면 승부처에서 들어오는 커브의 각도 좋았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