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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게실염으로 입원하며 올 시즌 감독으로는 두번째로 정규리그에 결장하게 됐다.
프로야구 감독들이 상상을 초월하는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는 분석도 있지만 김 감독 본인도 자신이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는지 자각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이 입원으로 경기에 결장했을 때 김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김경문 감독님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나보다. 워낙 꼼꼼한 스타일이셔서 더 그렇다"고 걱정어린 목소리를 낸 바있다.
"본인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나"라는 질문에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한이 없다. 자기 만의 방법으로 해결하고 사는 수밖에"라고 자조섞인 말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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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는 뭘로 푸나"라는 질문에 김 감독은 "난 주로 먹는 걸 즐긴다"고 웃으며 "안그래야 하는데 경기 끝나고 집에 가면 꼭 야식이 땡긴다"고 웃었다. 이어 "그래서 몸도 잘 줄지를 않는다. 시즌 때 더 불어나는 것 같다"고 했다.두산은 현재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의 말대로 감독이라는 자리는 "못하면 못하는데로 걱정이고 잘하면 잘하는데로 걱정"이다. 1위 KIA 타이거즈와 5.5경기차로 따라 붙은 상황에서 김 감독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는 예측 가능하다.
올해 김경문 감독에 이어 김태형 감독까지 그 엄청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뿐만이 아니다. 20년전인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삼성 라이온즈의 사령탑을 맡았던 백인천 전 감독이 뇌출혈로 쓰러졌었고 자진사퇴했다. 1999년 이희수 전 한화 이글스 감독은 귀 뒤 종양으로 수술을 받은 바 있고 2001년에는 고 김명성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 2004년에는 김인식 전 한화 이글스 감독이 뇌경색으로 쓰러지기도 했다.
2연패만 해도 팬들의 질타로 몸살을 앓는 두산인데다 올해는 구설에까지 올라 안팎으로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김 감독이 스트레스를 잘 다독여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