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꼭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있습니다. 10승은 아닙니다."
이제는 kt에 없어서 안될 선수가 됐다. 외국인 에이스 라이언 피어밴드와 함께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없었다면, kt는 현재 더욱 처참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고영표는 최근 상승세에 대해 "정말 뜻밖의 일로 다시 페이스를 찾았다"고 말했다. 무슨 뜻일까. 고영표는 "언젠가부터 구위가 조금 떨어졌다는 걸 느꼈다. 체인지업도 상대 타자들이 다 쳐냈다. 왜 그럴까 정말 많이 고민하고 연구했다"고 말하며 "주변에서는 여름철 체력 문제를 말씀하셨는데, 정말 솔직히 힘들지는 않았다. 다만, 내가 좋았을 때처럼 공에 힘을 제대로 싣지 못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오랜 시간 승수를 쌓지 못해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고영표는 "그런 건 전혀 없었다. 나는 그저 선발투수로 계속 경기에 나가는 자체가 행복하다"고 말하며 "승리에 집착하면 그동안 유지해왔던 모든 게 무너진다. 조급해지면 안된다고 늘 내 자신을 다독인다"고 말했다.
그래도 10승을 채우면 좋은 일이다. 10승투수는 선발투수들이 얻을 수 있는 최고 훈장 중 하나다. 선발 풀타임 첫 해 10승 투수가 된다면, 그것도 꼴찌팀에서 10승을 한다면 고영표에게는 엄청난 메리트가 될 수 있다. 고영표는 이에 대해 "올시즌 5경기 정도 더 나갈 것 같은데 목표는 하나다. 5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는 것이다. 또 하나 있다. 150이닝을 꼭 채우는 것이다. 3승이 더해지면 10승인데, 내 할 일을 하고 팀의 힘이 하나로 모아지면 승리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영표는 133⅔이닝을 투구했으니, 남은 5경기에서 16⅓이닝을 채우면 된다. 이변이 없다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치다.
고영표는 마지막으로 kt의 미래 에이스로 불리우는 것에 대해 "책임감이 든다. 부담은 안된다. 왜냐면 진짜 그렇게 되는 게 내 야구 인생 목표이기 때문이다. 팀 마운드를 리드하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