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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에 와서 함께 고생하니까 서로 도와주려는 마음이 있는 것 같아."
하지만 '동료애'를 떠나서 스크럭스 스스로 느끼는 4번타자의 책임감이 있다. 3할에 육박했던 타율이 8월 중순들어 2할7푼9리까지 뚝 떨어지며 고민이 있었다. 티를 내지는 않아도 마음 고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10일 창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끝내기 투런 홈런을 때려내며 다시 살아나는듯 했다가도 찬스에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 3할2푼4리, 3홈런, 11타점으로 다시 4번타자의 면모를 되찾았다.
급한 팀 사정도 영향을 미쳤다. 김경문 감독은 팀 타선 극대화를 위해 스크럭스를 우익수로 기용하는 방법을 몇 주 전부터 고민해왔다 실행에 옮겼다. 타선 폭발력이 지난해에 비해 대폭 감소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고, 타자들의 상승세가 오래 유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 방'을 쳐줄 수 있는 타자들을 선발 라인업에 한꺼번에 기용해야 초반 점수를 뽑아내고 유리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감독이 직접 스크럭스에게 본인의 의사를 물었을 때에도 흔쾌히 "해본 적 있다. 할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미국에서도 주로 1루수로 뛰어 외야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팀이 필요한 포지션에서 뛰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우익수로 나선 경기에서 수비 실수도 나왔으나 적응 과정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