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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진 20승-50홈런-200안타, 치열해진 MVP 경쟁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9-24 08:47


KIA 타이거즈 양현종은 앞으로 2번의 선발등판 기회가 남아있어 시즌 20승을 달성하려면 모두 이겨야 한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SK 와이번스 최 정은 지난 14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46호 홈런을 터뜨린 뒤 홈런 소식이 없다. 50홈런 고지에 오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결국 기대했던 기록은 나오기 힘들게 됐다.

20승, 50홈런, 200안타가 페넌트레이스 종착역이 다가올수록 멀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각각의 기록에 도전중인 선수들의 페이스가 최근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각기 뚜렷한 족적을 남기기 어려운 상황이라 정규시즌 MVP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0승에 도전했던 KIA 타이거즈 원투펀치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는 최근 잇달아 고배를 마셨다. 양현종은 지난 19일 SK 와이번스와의 광주경기에서 6이닝 동안 9안타를 맞고 6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양현종은 앞으로 2번의 선발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보이는데 모두 이겨야 대망의 20승 고지를 밟는다. 하지만 이 가운데 1승이라도 보탤 수 있을 지 낙관하기 힘들 정도로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다. 지난 8월15일 시즌 17승을 따낼 때만 해도 20승은 가볍게 넘길 것으로 보였던 양현종은 이후 6경기에서 1승에 그쳤고, 같은 기간 평균자책점은 4.86이었다.

헥터도 남은 기회가 별로 없다. 지난 22일 두산 베어스와의 홈게임에서 6이닝 7안타 5실점으로 패전을 당한 헥터는 오는 28일 한화 이글스와의 대전 경기가 시즌 마지막 등판이 될 수도 있다. KIA가 헥터에게 두 번의 선발등판 기회를 주고 싶어도 일정이 그리 녹록치 않다. KIA의 정규시즌 마지막 날인 10월 3일 kt 위즈전에 헥터를 내보낼 수도 있는데, 28일 한화전을 던진 뒤 4일 밖에 쉬지 못한다.

물론 KIA가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선두 경쟁을 해야 한다면 양현종과 헥터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두 선수 모두 2번의 기회는 살아있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등판하는 경기마다 모두 승리투수가 돼야 20승을 달성할 수 있다.

홈런 선두를 질주중인 SK 최 정은 시즌 50홈런까지 4개를 남겨놓고 있다. SK 구단 사상 첫 50홈런 타자를 꿈꾸고 있지만 남은 경기수가 3게임 밖에 안된다. 지난 20일 KIA전을 치른 SK는 그로부터 9일 후인 29일 롯데 자이언츠와 홈게임을 갖는다. 휴식일이 너무 길다. 타격감, 특히 장타감각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최 정은 지난 14일 두산전까지 9월에만 8개의 홈런을 몰아쳤으나, 이후 4경기에서 한 개도 추가하지 못했다.

롯데 손아섭의 200안타 달성도 사실상 물건너갔다. 손아섭은 22일 넥센 히어로즈의 홈게임에서 5타수 1안타를 쳐 시즌 안타수는 189개가 됐다. 롯데가 3경기 밖에 남지 않아 손아섭이 11안타를 추가하기는 사실 불가능하다. 최다안타 부문 타이틀이 확정적인 손아섭으로서는 2% 아쉬운 대목이다.

올시즌 MVP 경쟁은 그 어느 해보다 뜨겁게 전개돼왔다. 헌데 20승, 50홈런, 200안타 달성 선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투표 기자단의 선택이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최 정의 경우 홈런과 장타율 카드를 가지고 있어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타점 부문(113개, 공동 3위)서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3년 만에 세이브왕을 확정하며 롯데를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은 손승락, KIA 이적 후 최강의 클러치 능력을 선보인 최형우, 3할8푼대의 고타율로 타격 1위를 바라보는 KIA 김선빈 등도 MVP 경쟁을 벌일 수 있는 후보들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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