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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미디어데이는 사실 각 구단의 시즌 출사표를 밝히는 행사지만 하위권팀들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는 자리다. 무대 위의 자리배치도 지난 시즌 순위별로 이뤄지기 때문에 뒷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다.
'3약'으로 꼽히는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의 감독들은 올 시즌 우승후보를 묻는 질문에 쑥스러운 듯 자신의 팀을 지목했다. 하지만 속내가 나오기도 했다. 김진욱 kt 감독은 "꼴찌들의 반란은 프로야구의 흥행요소라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도 올 시즌 준비를 잘했다. 반란을 일으켜 재미있는 야구를 보여줄 것"이라며 "5강이 목표다. 5강이면 우승후보군이라고 할 수 있다. kt도 우승후보다"라고 강조했다.
주장 박경수도 "내년에는 앞자리에 앉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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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 첫 해인 한용덕 한화 감독은 행사 내내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목표는 분명했다. 한 감독은 "144경기, 도전이라는 단어를 가슴에 새기고 과감하고 공격적이고 멋있는 야구를 보여드리겠다"며 "우리팀도 우승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팀들에 비해 '3약'팀 선수나 감독의 발언은 아무래도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우승을 외쳐도 공허한 외침으로 들릴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한수 감독의 말처럼 예상대로 간다면 야구가 재미 없어질 수도 있다. 이들 팀 중 '다크호스'로 떠올라 팬들을 흥분시킬 팀, 이날 발언과 언행일치가 되는 팀이 올시즌 탄생할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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