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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부상 악령'이 KBO리그에 강림했다.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었음에도 아직 1군 엔트리에 들어오지 못했거나 혹은 갑작스레 빠진 주축 선수들이 꽤 많다. 투수 중에서는 KIA 타이거즈 4선발 임기영이 아직 1군에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어깨 상태가 스프링캠프 때부터 썩 좋지 않았다. 그나마 임기영은 나은 편이다. 개막 합류는 늦었지만, 부상이 순조롭게 회복됐고, 곧 1군 합류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 KIA 김기태 감독은 "날짜를 확실히 말하긴 어렵지만, 임기영은 곧 복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소 열흘 안에는 온다고 볼 수 있다. 임기영과 비슷하게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았던 KT 위즈 외국인 선수 더스틴 니퍼트는 8일자로 1군에 컴백했다. 한화 이글스 권 혁도 조만감 컴백할 예정이다.
이들과 달리 엔트리에 있었다가 갑자기 빠지게 된 경우는 상황이 좋지 않다. 대표적인 선수가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이다. 구자욱은 지난 5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유는 옆구리 근육 손상 때문이었다. 원리 구자욱은 허리에 고질적인 통증이 있다. 그래서 올해 초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도 상당히 고생했었다. 개막 엔트리에는 들어있었지만, 이 여파로 성적은 별로 좋지 못했다. 타율이 2할1푼3리에 불과했다. 더구나 옆구리 근육 손상 정도가 가볍지 않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4주 정도 회복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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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가 전력으로 던진 공은 사람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그래서 던지는 쪽이나 이를 받는 쪽 모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고의성은 없지만, 몸에 공을 맞으면 다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벌써 올해도 사구로 인해 몸을 상한 선수가 적지 않다.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바로 지난 3월2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한화 이글스전에 나왔다. NC 손시헌이 한화 선발 김민우가 던진 공에 머리를 맞은 것이다. 제구력이 형편없는 김민우의 명백한 실투였다. 그러나 부위가 안좋았다. 비록 헬멧으로 1차 보호가 됐지만, 공이 머리에 직격하는 바람에 손시헌은 잠시 의식을 잃은 채 앰뷸런스에 실려나갔다. 다행히 이후 병원에서 의식을 찾았고, 정밀 검진 결과 1차 쇼크 외에 별다른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천만다행한 일이다.
KIA 주전 3루수이자 '전(前) 캡틴' 이범호도 사구에 부상을 입었다. 지난 6일 광주 넥센전 때 1회 타석에 나왔다가 상대 선발 최원태가 던진 공을 치려는 과정에서 오른쪽 손목 부위에 공을 맞았다. 스윙이 이미 시작된 후라 몸쪽으로 파고드는 공을 피할 여유가 없었다. 검진 결과 오른손 약지 중수골에 실금이 간 것으로 나왔다. 회복에 4주가 걸리는 상황이다.
넥센 서건창 역시 사구에다 파울타구까지 맞아 부상이 커졌다. 지난 3월30일 대구 삼성전 때 1차적으로 사구에 오른쪽 종아리 바깥쪽을 맞았는데, 다음날 경기에서는 자신이 친 타구에 또 다시 우측 종아리를 맞았다. 이번에는 전날과 달리 안쪽 근육부위였다. 단순 타박 진단을 받았지만, 안팎으로 충격이 몰리면서 근육 상태가 썩 좋지 않다. 넥센은 9일에 재검진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화 이글스 이성열도 시범경기 넥센전 때 조상우가 던진 공에 맞아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발되고 아직도 재활 중이다. 사구는 이처럼 좋지 않은 부위에 잘못 맞을 경우 큰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 투수와 타자 모두 다시 한번 각별한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