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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흥행이 문제가 아니다. 지금처럼 그라운드 위의 갈등이 깊어지면, 팬들이 서서히 등을 돌리게 될지도 모른다.
선수들, 감독, 코치들의 심판 판정에 대한 항의는 항상 있었다. 과거에도 심판에 항의하다 퇴장 당한 사례가 심심치 않게 나왔다. 하지만 최근 KBO리그 분위기를 살펴보면 예전과 확실히 다르다. 서로 쌓일대로 쌓여 예민한 분위기가 형성됐고, 충돌 후유증도 훨씬 크다.
전문가들은 누적된 불만들이 폭발했다고 보고있다. 선수들은 선수들대로 판정에 대한 불신이 쌓였다. 특히 심판위원회가 지난 시즌 스트라이크존을 넓힌다고 공언한 이후로, 타자들이 혼란을 겪었다. 때문에 '스트라이크존이 일관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예전같았으면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부분들도 훨씬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까닭이다.
심판 판정의 공정성에 대한 고민은 영원한 숙제다. KBO(한국야구위원회)도 심판위원회에만 전적으로 맡길 것이 아니라, 타 프로종목들처럼 해외 심판들과의 교류, 연수, 강연 등 보다 넓은 시각을 위해 나서야 할 때다. 선수들 역시 감정적인 항의보다는 전체 선수단 의견을 취합하고, 이런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대표자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심판-선수들의 충돌이 지금처럼 이어지면 장기적으로 프로야구에 악영향을 미친다. 팬들도 심판 판정 자체를 불신하고, 배트나 헬멧을 던지고, 욕설을 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부정적인 인상을 남길 수밖에 없다. 갈등에 휩쌓인 그라운드. 100만 관중 자축을 할 때가 아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