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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5번 선발출전 김주찬, '신의 한수'됐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8-04-17 22:18


KIA 타이거즈 김주찬이 2년 만에 5번타자로 출전해 승리를 이끌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KIA 타이거즈는 지난 14~15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가 기상 악화로 연속 취소되면서 생각지도 않은 휴식을 가졌다.

16일이 이동일이었으니 13일 롯데전 후 3일을 쉰 것이다. 4연패 중이었기 때문에 어찌 보면 꿀맛같은 휴식일이 됐을 것이다. KIA 김기태 감독은 17일 광주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쉬기는 했지만, 필요한 선수들은 각자 훈련을 했다. 그래도 휴식을 가진 것이니 좋은 쪽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KIA 선수들에게는 적절한 시간이었다. 특히 목 담증세로 3~4일 휴식이 필요했던 안치홍이 경기 없이 자연스럽게 몸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또한 최근 타격감이 뚝 떨어져 있던 김주찬이 리듬을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점도 주목을 받을 만했다.

김주찬은 이날 LG전서 5번 1루수로 선발출전했다. 김주찬은 지난 8일 넥센 히어로즈전부터 13일 롯데전까지 5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친 상황. 그러나 김 감독은 김주찬을 과감하게 4번 최형우 뒤에 배치했다. 김주찬이 5번 타자로 선발출전한 것은 2016년 5월 1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이후 698일 만이다. 김주찬에게는 다소 생소한 자리.

하지만 김주찬은 9회말 끝내기 안타 등 필요할 때 4안타를 몰아치며 이날 4연패 마감의 일등공신이 됐다. KIA가 1회말 뽑아낸 선취점이 김주찬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김주찬은 2사 1,2루에서 LG 선발 김대현의 129㎞ 슬라이더를 가볍게 받아쳐 중견수 왼쪽에 떨어지는 적시타로 연결했다. 1-2로 뒤진 3회에도 적시타를 날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사 1,3루에서 김대현의 144㎞짜리 직구를 밀어쳐 우전안타를 때려 3루주자 로저 버나디나를 불러들였다.

KIA는 5회말 2점을 보태며 리드를 잡았다. 김주찬의 연결이 좋았다. 1사후 최형우의 좌전안타에 이어 김주찬이 김대현으로부터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낸 것. KIA는 2사후 나지완의 볼넷으로 만루를 만든 뒤 김민식의 2타점 우전안타로 4-2로 앞서 나갔다. 김주찬은 7회 1사후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중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2루 도루에 성공하며 컨디션을 완벽히 회복했음을 알렸다.

김주찬의 진가는 마지막 승부처에서 발휘됐다. KIA는 마무리 김세현이 4-3으로 앞선 9회초 동점을 허용해 9회말 공격까지 가게 됐다. 선두 버나디나가 포수 실책으로 출루하자 안치홍이 좌월 2루타를 날려 무사 2,3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최형우가 고의 4구를 얻어 무사 만루. 김주찬은 LG 바뀐 투수 김지용의 141㎞ 직구를 잡아당겨 좌전안타를 터뜨리며 3루주자 버나디나를 불러들였다.

김주찬이 한 경기 4안타를 친 것은 지난 4일 SK 와이번스전에서 6타수 5안타를 터뜨린데 이어 올시즌 두 번째다. 4타수 4안타 3타점 1득점 1볼넷을 올린 김주찬은 타율을 3할4리에서 3할5푼으로 끌어올렸고, 타점은 15개가 됐다. 약 2년 만에 5번타자로 나선 김주찬이 계속해서 자리를 지킬 지 18일 경기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광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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