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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운데, 환경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다.
일요일인 17일 경기뿐 아니라 다음주 19~21일 청주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주중 3연전도 매진이 유력하다. 한화팬들은 오랜 기간 성적에 대한 갈증이 심했다. 올 시즌에 성적 나니 관중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
규모가 작은 미니구장을 안방으로 쓰다보니, 티켓 구하기가 전쟁 수준이다. 최근 대전구장 매표소 앞에는 소형 텐트까지 등장했다. 잔여분 티켓을 구하려는 팬이 나선 것이다. 포스트시즌이 아닌 페넌트레이스 경기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다. 구단 직원들은 매경기 쏟아지는 티켓 구매 청탁 전화로 몸살을 앓는다. 한 구단 프런트는 "구해주고 싶어도 정말 여의치 않다"며 난감해 했다.
팬들의 열기는 폭발적인데, 현실은 초라하기만 하다. 대전구장의 낙후된 시설, 부족한 좌석이 아쉽다.
1964년 문을 연 대전구장은 현재 프로 구단이 사용중인 야구장 중 가장 나이가 많다.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는 볼파크 형태의 새 구장에서 손님을 맞고 있는데, 대전에선 새 야구장 얘기가 안 들린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새 구장 계획이 없다. 그동안 구단이 나서 수차례 리모델링을 해 많이 좋아졌다고 해도, 구장 자체가 워낙 오래돼 시설 개선에 한계가 있다. 또 주차장 규모가 작고 주차도 불편하다.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대전구장 인근 도로와 주택가는 주차장으로 변한다. 구장 내 공간이 협소해 다양한 편의 시설을 운영하기도 어렵다. 올 해 말 창원 마산의 새 구장이 개장하면, 대전구장은 프로팀이 사용하는 메인 구장 중 최소 규모가 된다. 인구 150만명에 광주광역시를 제치고 5대 도시가 된 대전의 현실이 이렇다.
지난 13일 열린 지방 선거를 앞두고 대전시장 후보들은 스포츠조선을 통해 새 야구장 구상을 밝혔다.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은 "고교 때 대전에 유학을 온 이후 이글스의 팬이었다"며 야구장 옆 종합운동장에 2만2000석 규모의 개방형 야구장을 짓고, 주변을 베이스볼 테마 파크로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대전 신구장에 대한 계획이 나왔으나 백지화되는 아픔을 겪었다. 신임 대전시장은 공약을 지킬까.
대전=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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