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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정운찬총재 대국민 사과, "질책과 비판 뼈아프게 받아들인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9-12 13:34


한국야구위원회(KBO) 정운찬 총재의 기자간담회가 12일 오전 서울 도곡동 KBO에서 열렸다. 기자간담회에서 정운찬 총재가 인사를 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9.12/

형식상으로는 기자간담회였지만, 실질적으로는 '대국민 사과'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정운찬 총재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불거진 여러 야구계 현안에 대해 국민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 총재는 12일 오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야구계 현안에 대한 담화문 발표와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간담회는 매우 전격적으로 이뤄지게 됐다. 불과 이틀 전인 지난 10일, 정 총재가 2019 신인 드래프트 현장에서 "야구계의 현안에 대해 12일에 제 생각을 밝히겠다"고 해서 성사된 자리다.

KBO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애초 아시안게임 이후 총재께서 많은 고민을 하시면서 국민들과 소통하는 자리의 필요성을 이야기하셨다. 구체적인 날짜는 급히 잡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날짜는 급박하게 잡혔지만 정 총재는 야구계 현안에 대한 많은 부분에 관해 준비를 하고 나온 듯 했다. 담화문 뿐만 아니라 예상 질의에 대한 답변도 A4 용지에 따로 정리해 응답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정운찬 총재의 기자간담회가 12일 오전 서울 도곡동 KBO에서 열렸다. 기자간담회에서 정운찬 총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9.12/
이날 발표문의 핵심은 결국 '대국민 사과'라고 정리할 수 있을 듯 하다. 정 총재는 아시안게임 3연패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민스포츠인 야구는 아시안게임에서 (국민)여러분의 기대에 못 미쳤다"라고 규정했다. 이어 "외형의 성과만을 보여드리고 만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그야말로 '유구무언'이다. 그러나 입다물고 시간이 지나기만 바랄 수 없기에 이 자리에 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KBO와 한국야구 대표팀에 대해 지적해주신 국민 여러분의 질책과 비판을 뼈아프고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아시안게임 야구를 지켜보며 상처를 받은 분들에게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정 총재는 계속해서 "KBO가 '국위 선양'이 어떤 가치보다 우선한다는 과거의 기계적 성과 중시 관행에 매몰되어 있었음을 고백한다"고 덧붙였다.

대국민 사과 이후 정 총재는 향후 KBO의 현시적 문제점에 대한 대안에 대해서도 항목별로 길게 언급했다. 우선 정 총재는 '한국야구미래협의회(가칭)'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미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와 1차 실무 협의까지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정 총재는 "KBSA 김응룡 회장님과 프로와 아마추어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을 대표하는 한국야구미래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을 다시 살펴보고 여러 전문가들과 토의해 전문성을 갖춘 선수 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한국 야구의 몇 가지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겠다. TF팀을 구성해 국가대표 운영 시스템과 국제 경쟁력, 부상 방지 시스템을 살펴보고 실업 야구의 재건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정운찬 총재의 기자간담회가 12일 오전 서울 도곡동 KBO에서 열렸다. 기자간담회에서 정운찬 총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9.12/
마지막으로 정 총재는 "올해 목표는 한국프로야구 산업화를 위한 KBO리그 제도 확립 및 개혁"이라고 못박은 뒤 "어제 열린 KBO 리그 이사회에서 회원사 대표들과 외국인선수 계약 금액 상한선을 비롯하여 FA 및 드래프트 제도, 최저임금, 금년에 경험한 혹서기에 대비한 경기 시각의 탄력적 운영 등을 폭 넓게 논의한 바 한국야구의 미래를 밝힐 수 있는 가시적인 결과물들을 내놓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입장 발표를 마무리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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