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구장을 쓰는 선수들은 항상 다른 팀을 부러워했다. 특히 홈런타자들은 더했다. 잠실구장에선 좀처럼 홈런을 치기 힘들기 때문이다. 다른 구장에서 다 넘어가는 타구도 잠실에선 펜스 앞에서 잡혔다.
김재환은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서 3회초 스리런포에 9회초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전날에도 2개의 홈런을 쳐 38개로 홈런 선두에 올랐던 김재환은 이틀 연속 2홈런으로 단숨에 40홈런 고지에 올라섰다.
우즈에 이어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선수 중 역대 두번째로 40홈런을 쳤다. 당연히 국내 선수로는 처음이다.
엄청난 홈런 페이스다. 아시안게임 이후 8경기서 7개의 홈런을 쳤다. 아시안게임까지 출전했는데 더 좋은 타격감을 보인다. 김재환은 "아시안게임을 한 뒤 심적으로 편해지고 더 성장한 것 같다"라고 했다.
김재환에게 23경기가 남아있다. 최근의 홈런 페이스라면 50홈런 돌파도 꿈만은 아니다. 역대 50홈런을 넘어선 선수는 이승엽과 심정수, 박병호 등 3명 뿐이었다.
김재환은 "40홈런은 신경쓰지 않았다. 만약 의식했다면 힘이 들어갔을텐데 가볍게 치자고 마음먹은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 "홈런보다는 중요한 순간에 타점을 올려 팀이 이기는데 공헌한 것 같아 만족한다. 늘 앞뒤 타자들의 덕을 보는 것같다"고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전날에도 5차점을 올렸던 김재환은 이날도 5타점을 추가했다. 116타점으로 타점에서도 홀로 독주를 벌이고 있다. "앞에 나간 주자들에게 고맙다. 열심히 출루하고 전력질주로 뛰어 홈에 들어온다. 우리 주자들 덕분이다"라고 했다.
여전히 홈런에 대한 욕심은 없다. 우즈의 기록에 2개만을 남겨놨음에도 홈런에 대한 생각은 크지 않았다. 우승이 먼저다. "우승을 확정지을 때까지 집중해서 경기하겠다"라고 했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