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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더 빠른 공에 상대 타자들이 맥을 못췄다.
이날 류현진은 포심패스트볼의 위력을 적재적소에 활용했다. 2회초 맷 할리데이와 3회 조나단 그레이를 삼진으로 처리할때 결정구가 모두 포심패스트볼이었다. 류현진은 93개의 투구수로 올 시즌 자신의 최다 투구수 타이 기록을 세웠다. 93구 중 33구가 포심패스트볼로 가장 비중이 컸다.
그만큼 자신이 있는 구종이기도 했다. 이날 류현진 포심패스트볼의 평균구속은 91.3마일(약 147㎞), 최고 구속 93.8마일(약 150.9㎞)로 올 시즌 최고 수준이었다. 류현진의 시즌 평균 포심패스트볼 구속은 90.2마일(약 145.2㎞)로 이날보다 훨씬 못미쳤다.
류현진은 5회 포심과 싱커를 결정구로 삼진을 잡았다. 최고 위기는 7회였다. 투구수 80개를 넘기자 볼이 늘어났다. 공의 힘이 조금씩 떨어지는 시기였다. 그때 류현진은 변화를 줬다. 선두타자 팻 발라이카에게 커터에 안타를 맞은 이후 할리데이 타석에서 2B 불리한 카운트에서 커브와 커터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커터를 결정구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이안 데스몬드 타석에서는 변화구가 3구 연속 볼이 됐지만, 가장 자신있는 포심패스트볼 2개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이후 투심으로 결정구를 던졌고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 유도에 성공했다. 팔색조 투구가 빛을 본 셈이다. 투심패스트볼은 총 3개밖에안던졌지만, 그중 2개가 스트라이크로 비장의 무기로 맹활약을 펼쳤다.
아레나도는 류현진을 상대로 통산 12타수 10안타(3홈런) 1볼넷으로 '천적' 그 이상의 타자였지만, 이날만큼은 3번의 타석에서 단타 1개로 존재감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류현진이 던진 공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였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