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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타자'의 한방이란 이렇게 위험한 것이다.
이 한방으로 넥센 덕아웃은 역전승의 기대감에 다시 힘을 차릴 수 있었다. 반면 두산 팀 분위기는 차갑게 식어버리고 말았다. 덩달아 덕아웃에서 느긋하게 '19승 달성 확정'을 기다리던 두산 외국인 선발 세스 후랭코프의 꿈도 날아가버렸다.
중반까지는 난타전 속에 두산이 앞서 나갔다. 두산은 1회초 최주환의 솔로포에 이어 4회초 김재환의 솔로포와 오재일의 솔로포로 동점을 만들었다. 오재일은 6회말에도 홈런을 날려 연타석 포를 가동했다. 결국 두산이 7회초까지 7-4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박병호의 한방이 앞선 모든 이닝의 내용을 원점으로 돌렸다.
서건창이 함덕주의 초구를 잡아당겨 우전 적시타를 날리며 결승점을 만들었다. 공이 홈으로 중계되는 사이 서건창은 2루까지 뛰었다. 종아리 부상 후유증 따위는 잊은 듯 보였다. 이어 앞선 7회말 동점 스리런을 날린 박병호가 다시 타석에 등장해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스코어는 9-7. 두산이 다시 투수를 박신지로 바꿨다. 역시 소용이 없었다. 김하성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중간 적시 2루타로 박병호마저 홈에 불러들이며 쐐기점을 박았다.
경기를 뒤집은 넥센은 9회초 마무리 김상수를 투입했다. 김상수는 2사 후 오재원과 오재일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며 잠시 흔들렸지만, 대타 김인태를 삼진으로 잡으며 팀의 승리를 지켜줬다.
고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