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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로 만들 자신이 없다면 아예 뽑지 말라고 했다."
SK 와이번스는 삼성 라이온즈가 품지 못한 이케빈을 살려낼 수 있을까.
하지만 이케빈은 입단 후 3년 간 단 한 번도 1군 경기에 등판하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제구력. 연습 때는 그나마 제구가 잡히지만, 실전에만 나서면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는 제구 차이에 삼성도 도저히 활용할 수 없었다. 결국 삼성은 이케빈에 대한 포기 의사를 선언했다.
그러자 SK가 움직였다. 최근 2군 테스트를 통해 입단이 확정됐는데, 그 테스트는 1회성이 아니었다. 약 1달 전부터 진행됐다. 염경엽 감독이 감독 부임 전, 단장으로 이케빈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고 곧바로 테스트가 진행된 것이다.
듣던대로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삼성에서 보여줬던 제구 난조는 여전했다. 그리고 미국에서 생활한 탓에, 한국 야구 문화 특유의 짜여진 시스템에도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염 단장은 "공이 좋다고 무조건 뽑으면 안된다. 기술적인 측면이든, 정신적인 측면이든 우리가 한 번 만들어볼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설 때만 기회를 줘야 한다"고 2군 코칭스태프에 강조했다. 그러자 최창호 코치가 손을 번쩍 들어 "내가 한 번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최근까지 이케빈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했고, 마지막까지 괜찮은 평가를 받아 이케빈은 SK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염 감독은 이케빈에 대해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 하지만 갖고 있는 재능 하나는 확실하다"고 말하며 "당장 쓰기 위해 데려온 선수가 아니다. 길게 보고 잘 키워보겠다"고 밝혔다.
가고시마(일본)=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