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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포커스] "습관은 어떡하나요?" 충돌 방지 규정, 걱정과 혼란 사이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9-02-13 08:00


2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3회 1사 1, 2루에서 넥센 박병호의 내야땅볼 타구 때 1루주자 샌즈가 2루에서 깊은 슬라이딩으로 SK 강승호와 충돌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10.28/

새로운 규정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 수 있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부터 2루 베이스 충돌 방지 규정을 신설했다. 2루에서 더블 플레이를 시도할 때 수비수를 향하거나, 수비를 방해하는 목적으로 슬라이딩을 하면 수비 방해가 선언된다. 손과 발이 모두 무조건 베이스로 향해야 한다. 슬라이딩이 수비수보다 늦어 아웃이 되더라도 수비 방해 목적이 보이면 이 역시 방해로 인정된다. 그렇게 되면 주자는 물론 타자까지 아웃을 당한다.

동시에 수비수가 2루에서 공을 잡기 전에 베이스에서 발을 떼더라도 주자 아웃으로 인정될 수 있는 '네이버후드 플레이'는 이제 인정되지 않는다. 무조건 베이스를 밟고 공을 잡아야 주자 아웃이 선언된다.

미국 애리조나, 일본 오키나와에서 훈련을 진행 중인 심판위원들은 각 구단 캠프를 돌면서 새로운 규정에 대한 설명을 직접 하고 있다. 선수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이에 대한 답변도 하면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 중이다. 2루 충돌 방지법은 메이저리그가 계속되는 선수 부상을 막기 위해 2016시즌부터 시행했고, 국제 대회에서도 대부분 채택된 규정이다. 국제 야구계의 움직임에 따라 KBO도 규정으로 못을 박았다.

물론 초반에는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고의성'이라는 게 상당히 모호하다. 고의적으로 보여도 실수일 수 있고, 실수인 것처럼 보여도 고의성이 담겨있을 수 있다. 슬라이딩이라는 게 워낙 짧은 순간에 벌어지는 플레이다보니 순식간에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 더욱이 판정을 내리는 것은 심판이다. 심판도 사람인데다 긴박한 경기 상황에서는 다른 장면과 겹쳐 제대로 판단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물론 비디오 판독 대상이 됐기 때문에 추가 검증이 가능하지만, 경기 흐름이 끊기거나 판정 논란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요소다.

특히 현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선수들의 습관이다. 슬라이딩은 몸에 익을 때까지 불필요한 동작을 최소화하고, 주의하면 곧 정착될 수 있다. 하지만 수비수들은 '네이버후드 플레이'에 익숙해져 있다. 의식을 한다고 해도, 당장 더블 플레이를 완성해야 하는 급한 순간이 오면 베이스를 밟는 것을 잠시 잊거나 순서를 착각 할 수도 있다. 코치들은 이를 염려해 더욱 철저한 수비 훈련을 시키는 중이다. 선수들도 규정을 숙지하느라 혼란스러운 측면이 있지만 캠프에서부터 빠르게 습득하는 것이 최선이다.

결국 경기를 해봐야 안다.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즌 초반에는 새로운 규정과 관련한 혼돈이 충분히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키나와=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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