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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기서 안타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기록하는 사이클링 히트는 보기 드문 진기록이다. 38년째인 KBO리그에서 역대 25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박병호는 경기 후 사이클링 히트에 대해 묻자 "나의 주력으로 3루타 쉽지 않다고 생각했고, 희박하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의도하지도 않았고 신경쓰지도 않았기 때문에 아쉽지도 않다"라고 했다.
역대 사이클링 히트 달성자들을 봐도 발이 느린 선수는 별로 없다. 하지만 있기는 있었다. 2008년 안치용(당시 LG)이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1회초 첫 타석에서 좌전안타를 친 안치용은 3회초 우중간 2루타, 5회초 좌월 스리런 홈런을 쳤다. 그릭 6회초 좌중간으로 큰 타구를 쳤다. 보통은 2루타 정도로 끝낼 수 있는 타구였지만 처음부터 전력질주를 한 안치용은 3루까지 달려 세이프되며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타구가 큰 포물선을 그리며 담장까지 가면서 안치용에게 충분히 달릴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
박병호도 발이 느린 편은 아니다. 2012년엔 20개의 도루를 기록해 20-20클럽에 오르기도 했고, 2013년과 2015년엔 10개의 도루를 했었다.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이 3루타를 치기 쉽지 않은 구장이라 박병호가 욕심을 부리지 않은게 아니냐는 말도 있다. 인천은 좌우가 95m로 짧고 좌우중간도 깊은 편이 아니다. 게다가 박병호의 타석 땐 외야수들이 모두 뒤쪽에서 수비하기 때문에 박병호로선 3루타가 쉽지 않다. SK행복드림구장은 개장 이후 한번도 사이클링 히트가 나오지 않았다.
역대 가장 많은 사이클링 히트가 나온 구장은 역시 가장 크다는 잠실구장으로 총 6번이었다. 그 다음이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와 대구 시민구장이었다. 시민구장은 작아 3루타가 잘 나오지 않는 구장으로 사이클링 히트가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의외로 많이 나왔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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