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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만 하면 줄부상 NC, 토종 선발진에 드리운 고민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9-05-09 07:32


NC 이동욱 감독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부상 이탈한 이재학.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현재가 기적이다. NC에 꼭 어울리는 말이다.

지난해 최하위 팀. 신구 조화 속에 힘차게 시즌을 시작했다. 겨우내 이동욱 감독 중심으로 체계적인 준비과정을 거쳤다.

효과는 분명했다. 시즌 초부터 순항이 이어졌다. 하지만 폭풍우를 만났다. 예기치 못한 줄부상이었다. 주축 멤버들이 하나둘씩 자취를 감췄다.

최근 핵심선수들의 부상 이탈은 뼈 아팠다. 타선의 핵 나성범이 주루 도중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올랐다. 토종 선발의 중심 이재학은 수비 도중 종아리 근육 부분 손상으로 로테이션에서 빠졌다. 3~4주 정도의 공백이 불가피하다.

그동안 NC는 잘 짜여진 B플랜으로 잇몸 야구를 펼쳤다. 하지만 견딜 수 있는 범위에도 한계가 있다. 투-타의 핵이 빠진 빈 자리, 메우기가 쉽지 않다. 좀처럼 표정에 감정을 싣지 않는 이동욱 감독의 표정에도 살짝 그늘이 드리웠다.

한정된 풀 속에 끊임없는 부상 이탈. 5월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 당장 토종 선발 라인이 고민이다. 이재학 대체 선발 고르기가 쉽지 않다.

7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이동욱 감독은 "두명으로 압축했다. 통보를 아직 못했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취재진에 양해를 구했다. 이재학 대체 선발은 10일 창원 두산전에 선발 등판한다. 사흘 전까지도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황. 고민의 깊이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8일 취재진이 또 한번 물었다. 이 감독은 "손민한, 김수경 코치가 던졌으면 좋겠다"며 속 쓰린 농담을 던졌다. 이어 진지한 표정으로 "송명기에게 통보했다"고 말했다. 장충고를 졸업하고 2차 1라운드로 NC에 입단한 우완 정통파 투수. 1m91에 93kg의 당당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150㎞의 빠른 볼이 일품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미완성의 대기만성형 유망주다. 실제 올시즌 퓨처스리그 5경기에서 3패, 7.48의 평균자책이 전부다.


이 감독은 송명기 발탁 이유에 대해 "퓨처스리그에서 씩씩하게 던지고 있다"고 대답했다. 대안부족 속 고심 끝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충분한 잠재력이 있지만 당장 1군 선발로 큰 기대를 하기에는 경험이 너무 없다.

물론 완벽함을 바랄 수는 없다. 이 감독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커맨드 등 모든 부분에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자기공을 던질 줄 안다"고 말한다.

한꺼번에 닥친 토종 라인의 불안감. 지금까지 잘 던지던 2년차 좌완 김영규도 최근 살짝 흔들리고 있다. 초반 대량 실점이 종종 눈에 띈다. 이동욱 감독은 "실패를 통해 자기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신인급 선수가 풀타임을 잘 던지는 경우는 없다. 업다운 또한 경험"이라며 통과의례임을 강조했다. 1,2년 차 두 선수가 맡게될 로테이션의 두 축. 불안감은 있다. 지금까지 눈부신 활약을 해준 잠수함 선발 박진우도 지난해까지 통산 22경기 등판이 전부인 선수다.

'상황'이 발생하면 불펜이 분주해진다. 벤치의 용병술이 시험에 들 확률이 높다. NC의 5월. 반짝이는 신록의 희망을 지키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애물들이 수두룩 하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시험무대가 펼쳐지고 있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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