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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히어로]3연속K→역전 결승포, '캡틴' 손아섭은 죽지 않았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9-05-12 18:48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1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5회말 1사 1루에서 삼진을 당한 손아섭은 좀처럼 분을 삭이지 못했다. 앞선 두 타석에서도 삼진을 당했던 손아섭은 삼성 이승현의 공을 두 차례 커트하는 등 적극적으로 승부했지만, 결국 방망이는 또다시 헛돌았다.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손아섭의 굳은 얼굴엔 분노가 스쳐 지나갔다. 캡틴으로서 팀의 부진 탈출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 좀처럼 방망이에 맞지 않는 공을 향한 아쉬움이 한가득이었다.

'승부사 기질'은 여전했다. 손아섭은 롯데의 대추격에 피날레를 장식했다. 9-9 동점으로 돌입한 연장 10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그는 삼성 투수 김대우가 던진 121㎞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결승 솔로 홈런으로 만들었다. 이날 6회까지 삼성에 2-9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던 롯데는 7회부터 9회까지 3이닝 연속 2득점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간데 이어 손아섭의 역전 홈런에 힘입어 10대9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하위권을 전전하는 롯데 더그아웃에서 누구보다 큰 고민을 한 손아섭이다. 올해 이대호로부터 주장직을 넘겨 받은 뒤 캠프 기간 선후배와 소통하면서 가을야구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팀은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개인 성적마저 들쭉날쭉하는 날이 이어졌다. 손아섭은 팀이 연패에 빠진 기간에도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 더그아웃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승부욕'에서 KBO리그 최고로 평가받는 그의 가슴 속에는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을 법하다. 삼성전에서도 부진한 흐름은 이어졌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 한방을 터뜨리면서 연패 위기에 몰린 팀을 수렁에서 건져냈다.

손아섭의 한방으로 롯데는 영남 라이벌전을 위닝 시리즈로 마감했다. 주중-주말 승패 마진 역시 5할(3승3패)을 유지하면서 반전의 토대를 다질 수 있었다.


대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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