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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롯데전 난타 후 첫 출격 원태인, "맞더라도 또 붙어야죠."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9-05-16 07:14


10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삼성라이온즈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에서 1회초 삼성라이온즈의 선발투수 원태인이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아기사자' 원태인(19)이 출격한다. 선발 전환 후 3번째 경기. 16일 잠실 두산전이다.

중요한 승부다. 키움전 선발 데뷔 첫승(7이닝 3안타 1실점)→ 롯데전 첫패(3⅔이닝 9안타 6실점) 로 이어진 극과극 결과 이후 세번째 등판.

상대는 '설욕'의 대상 두산이다. 주중 시리즈 1승1패. 위닝 여부를 가를 결승전이다. 상대 선발은 '느림의 미학' 유희관이다.

두번째 선발 등판이었던 롯데전. 결과는 아쉬웠지만 과정은 의미 있었다. 타격 사이클이 한껏 오른 거인 타선을 상대로 도망가지 않고 씩씩하게 싸웠다. 3-0으로 앞선 2회초 전준우에게 동점 3점포를 허용하는 등 무려 6안타를 허용하며 4실점 했다. 하지만 3회초에 다시 만난 롯데 중심타선과 정면승부를 펼쳤다. 직전 타석에 안타-안타-홈런을 뽑아낸 이대호 손아섭 전준우를 상대로 삼자범퇴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스무살 고졸 신인답지 않은 두둑한 배짱투였다.

상황은 편치 않았다. 이날 배병두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은 빡빡했다. 상대 선발 김원중도 무려 8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크게 흔들렸다. 원태인은 달아나는 대신 승부를 택했다. 좌-우 코너에 공이 스트라이크콜을 받지 못하면서 조금씩 안쪽으로 몰리다 보니 컨디션 좋은 롯데 타자들의 배트 중심에 걸렸다. "힘들긴 했어요. 상대 페이스가 올라올 때 만나서…. 볼넷 주기 싫어서 꾸역꾸역 던졌는데 이미 많이 맞아서 그만 맞으려나 했는데 계속 치더라고요.(웃음)"

게다가 4회 2사 2루에서 아수아헤의 3루쪽 파울 타구 때 경기진행요원이 미처 피하지 못하면서 좌익수 박한이와 살짝 충돌하며 포구에 실패했다. 잡았더라면 이닝이 끝나는 상황. 결국 이 이닝에서 2실점을 더 하며 원태인은 강판됐다. 아쉽지 않았을까?

"아쉽긴 했죠. 하지만 그것도 제 복인거 같아요. 그 이후에 막았어야 하는데 아수아헤한테 포볼을 주는 바람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 또한 공부였다. 매 경기, 원하는 환경조건에서만 던질 수는 없다. 그날의 그 악몽이 원태인에게는 트라우마가 아닌 좋은 교훈이 됐다.


"매 경기 모든 상황을 이겨내야 하는 저한테는 경험이니까…. 아쉬운 순간도 있었지만 저는 공을 받고 돌아서면 잊어버리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는 않습니다."

씩씩하다. 아기사자의 성장통. 벼랑에서 떨어지고 천적에 물려가며 늠름한 밀림의 제왕으로 거듭나는 과정이다. 비록 또 한번 깨지더라도 멋진 승부를 다짐한다.

"앞으로도 계속 들어가야죠. 코치님들께서도 잘 맞았다고 하셨어요. 계속 들어가서 맞으라고, 오히려 피하면 뺄거라고 하시더라고요."

두산전은 사연이 있는 팀이다. 불펜에서 뛰던 지난 3월30일 마무리 상황에 등판, 오재일에게 9회 통한의 역전 3점 홈런을 맞았다. 프로데뷔 첫 패. 이날 이후 원태인의 모자에는 '공 하나의 소중함(2019.3.30)'이란 문구가 새겨졌다.

"그 경기가 제 야구 인생에 터니포인트가 됐던 것 같아요. 뼈 아픈 홈런을 맞고 나서 상승곡선을 탔죠. 아팠지만 성장할수 있는 계기였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설욕해야죠. 아픔이 많은 팀인데 맞더라도 꼭 붙어보고 싶어요."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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