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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사고로 전격 은퇴를 선언한 삼성 라이온즈 박한이(40)는 자신의 궁극적인 꿈은 '영구결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구결번은 프로야구 선수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예다. 프랜차이즈 스타(원클럽맨)로서 확실한 실력과 매너, 타의 모범이 되는 선수생활을 해야 도달할 수 있는 정점이다. 긴 세월 동안 팬들의 한결같은 사랑을 받아야 가능하다.
박한이는 이번 사건만 아니었으면 영구결번이 거의 확실시 되는 선수였다. 실력 뿐만 아니라 삼성에 대한 애정도 대단했다. 2001년부터 올해까지 삼성 유니폼만 입었다. FA 이적은 애초부터 생각하지 않았던 선수다. 삼성 팬들은 이같은 박한이에 대해 '삼성 바보'라는 애정어린 별명을 선사하기도 했다. 헌신적인 팀플레이가 트레이드 마크였다. 프로 19시즌 동안 통산타율 2할9푼4리에 146홈런 906타점, 149도루를 기록했다. 특히 2001년부터 2016년까지 16년 연속 100안타 이상을 때려내기도 했다.
늘 큰 경기에 강했다. 삼성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2002년) 이후 2014년까지 7개의 우승 반지를 모두 챙겼다. 포스트 시즌 최다득점(52개), 한국시리즈 최다안타(57개), 한국시리즈 최다타점(28점) 등의 귀한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선수 생활 막바지에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일념으로 대타 등으로 입지가 좁아졌지만 버티고 버텼다. 야구인생 최종 목표인 영구결번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웠기 때문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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