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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A 다저스 류현진이 사이영상을 굳혀가는 분위기다. 압도적인 1점대 평균자책점 행진이 흔들리지 않고 있다. 남은 8번의 등판서 소위 '망치지 않는 한' 아시아인 최초의 사이영상 수상은 역사적 사실이 될 공산이 매우 크다.
당시 두 선수의 수상을 놓고 AP는 '린스컴과 그레인키는 투수 평가방법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최근 흐름을 반영한다. 즉 팀의 수비력 등을 참고한 좀더 발전된 통계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논평했다. 투수의 실력을 좀더 정확하게 나타내주는 건 다승이 아니라 WHIP, FIP, 피안타율, ERA+(조정평균자책점)과 같은 세이버메트릭스 상의 세부 항목들이 총체적으로 반영된 평균자책점이라는 얘기였다.
이듬해인 2010년 시애틀 매리너스 펠릭스 에르난데스도 사이영상을 수상한 직후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사이영상이 최다승 투수가 아닌 가장 압도적인(the most dominant) 투수를 위한 상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해 에르난데스는 13승12패, 평균자책점 2.27을 기록했다. 아메리칸리그 다승 부문 공동 18위에 불과했지만, 평균자책점 1위, 투구이닝 1위, 탈삼진 2위의 존재감이 투표 기자단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즌 중 디그롬의 사이영상 수상을 강력히 주장했던 ESPN의 에디 마츠 기자는 다승과 평균자책점을 비교하며 '디그롬이 마운드에서 가장 효율적인 투구를 했지만 메츠의 형편없는 공격력 희생양이 됐다'고 했다. 사이영상을 결정하는데 있어 평균자책점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마츠 기자는 지난 6월 '말도 안되는 볼넷-삼진 비율'을 들어 류현진을 사이영상 후보로 꼽은 기자다.
상황은 이렇다. 1점대 평균자책점이라면? 사이영상 보증 수표다. 사이영상 시상이 시작된 1956년 이후 1점대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차지한 투수는 25명이고, 그 가운데 16명이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2000년 이후만 따져도 6번 중 5차례나 된다. 2000년 보스턴 레드삭스 페드로 마르티네스(1.74), 2013년(1.83)과 2014년(1.77)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지난해 디그롬과 탬파베이 레이스 블레이크 스넬(1.89) 등이다.
류현진이 현지 언론들로부터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로 주목받는 배경에는 이러한 통계적 사실이 존재한다. 13일 현재 22경기에서 12승2패, 평균자책점 1.45를 기록중인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유일의 1점대 평균자책점 보유자다. 2위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마이크 소로카(2.31)보다 0.87이나 앞서고, 라이브볼 시대가 시작된 1920년 이후로는 정규리그 개막 후 22경기 기준으로 역대 5번째로 낮다. 또한 WHIP는 0.93, ERA+는 284점으로 각각 내셔널리그 1위다. 숫자로 나열된 팩트에서 류현진을 이길 투수는 지금 없다.
양 리그 사이영상 투표단은 연고 도시별로 2명씩, 총 30명의 기자들로 구성된다. 투표자들이 각각 5명의 투수를 뽑아 순위를 정하면, 1위 7점, 2위 4점, 3위 3점, 4위 2점, 5위 1점의 가중치를 적용해 합한 총점으로 순위를 가려 최고득점자를 사이영상 투수로 결정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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