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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육성-강화 갈림길 선 롯데, 어떤 길 걸을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9-08-26 09:30


◇롯데 선수단.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롯데 자이언츠가 다시 '육성 카드'를 꺼내들었다.

롯데는 25일 페르난도 아로요 전 코치를 투수 육성 총괄 코디네이터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8~2010년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 휘하에서 투수 코치를 맡았던 아로요 코디네이터는 최근까지 미국에서 투수 육성 관련 프로그램의 인스트럭터로 활동해왔다. 롯데는 "아로요 코디네이터 초빙은 올해 중반부터 계획됐던 것"이라고 밝혔다.

아로요 코디네이터 합류는 롯데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밝혔던 '중장기 육성 프로젝트'의 연장선이다. 롯데는 당시 양상문 전 감독을 선임하면서 백업-신예 자원들의 성장을 토대로 팀 전력을 강화한다는 '내부 육성' 기조를 밝혔다. 앞선 수 년 동안 FA 영입에 집중하면서 중량감을 늘렸지만, 정작 내부 미래 자원 발굴엔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그러나 의욕적으로 기용했던 신예들이 시즌 초반 부진을 거듭했고, 윤성빈을 시즌 도중 일본 연수로 내보내는 등 지향점에 비해 방향성이 애매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육성 기조을 세웠던 단장-감독의 동반 퇴진 뒤 롯데의 행보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 가운데, 아로요 코디네이터가 오면서 육성의 길은 다시 이어지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이런 롯데의 육성이 과연 목표를 이룰 수 있을 정도로 견실하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물음표를 띄우고 있다. 최대 약점으로 지적됐던 포수 자리 뿐만 아니라 전준우-민병헌-손아섭 이후의 외야 라인 구성, 선발-불펜 모두 중량감이 떨어지는 마운드 등 과제가 산적하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 특히 안중열-나종덕 2인 체제로 이어지고 있는 포수 자리에선 이들의 롤모델이 될 만한 중량감 있는 포수 영입 없이 육성이 이뤄질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로요 코디네이터 영입 역시 롯데의 육성이 여전히 추상적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KBO리그 최고 인기 구단으로 타이틀에 대한 기대도 그만큼 큰 팬들의 기대치에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다만 롯데의 발걸음이 육성에 머물 것이라고 섣불리 속단할 수 없다. 여전히 롯데의 발걸음은 '시계 제로'다. 차기 단장 선임 작업이 길어지면서 향후 청사진 그리기도 정체되고 있다. 야구계에서 자천타천 유력하게 거론되던 인사들마저 사정권 밖으로 밀려나는 등 롯데는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나락으로 떨어진 성적을 본 내부에서의 진단도 그만큼 심각한 분위기. 현재까지 흐름을 종합해보면 롯데가 궁극적인 전력 강화를 위한 육성 기조는 이어가되, 차기 단장 선임에 맞춰 현장에 힘이 실릴 수 있는 강화에도 어느 정도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길어지는 선택의 시간, 커져가는 궁금증 속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정규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는 가운데, 롯데도 곧 답을 내놓아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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