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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공언은 3차전, 속내는 5차전이었다.
2이닝만 막으면 계획대로 1승1패로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그러나 8회말 두 번째 투수 김대현이 박병호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해 한 점차로 쫓겼고, 9회말 고우석이 가을무대 부담을 또다시 떨치지 못했다.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3안타와 1볼넷을 내주는 극도의 난조를 보이며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연장 10회말 송은범이 선두 김하성에게 좌중간 안타, 김웅빈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해 1사 2루가 됐고, 이어 등판한 진해수가 대타 주효상 타석에서 2루로 던진 견제구가 중견수 쪽으로 빠져 주자가 3루까지 갔다. 내야수와의 사인이 맞지 않았다. 이어 LG는 전진수비를 펼쳤지만, 주효상의 땅볼을 잡은 2루수 윤진호가 홈 송구보다 3루주자 김하성의 슬라이딩이 빨랐다.
LG 차명석 단장은 "미디어데이에서 감독님이 그렇게 하신 건 기 싸움 차원이다. 한 게임이라도 빨리 마치면 좋은 것 아닌가"라면서 "우리 전력분석팀에서는 5차전까지 갈 것으로 처음부터 예상했고 준비했다. 키움은 정규시즌서 막판까지 우승을 겨뤘고 86승을 한 팀"이라고 설명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LG가 키움을 압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애초부터 없었다. LG의 최대 강점인 선발 로테이션과 선수들의 집중력을 앞세워 승부를 어떻게든 5차전까지 몰고 가자는 게 현실적인 전략이라는 것이다. LG가 준플레이오프 필승 전략으로 삼은 첫번째 계산법은 원정 1,2차전을 1승1패로 마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계획이 빗나갔다.
이제 LG는 하루를 쉬고 9,10일 홈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3,4차전을 모두 잡아야 처음 계획한 5차전 전략을 끌고 갈 수 있다. 하지만 1,2차전서 나타난 젊은 불펜진의 부진과 김현수, 채은성, 카를로스 페게로 등 중심타선의 침묵이 이어진다면 승산은 희박하다.
LG의 3차전 선발은 케이시 켈리다. 그는 지난 3일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6⅔이닝 3안타 1실점의 만족스러운 투구를 펼치며 3대1 승리를 이끈 바 있다. 5일을 쉬고 나오기 때문에 루틴에 따른 컨디션은 무리가 없다. 키움 선발은 이승호다. 정규시즌서 14승12패, 평균자책점 2.55를 마크한 켈리가 8승5패, 평균자책점 4.48로 나름 선전한 이승호에 앞설 것이란 자체 분석이다.
문제는 4차전이다. 배재준 임찬규 이우찬 중 한명이 나서야 한다. 사실상 '불펜 데이'로 삼고 2차전 히어로 차우찬의 불펜 대기도 심각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4차전서 이겨야 승부가 5차전까지 이어진다. 5차전 선발은 에이스 윌슨이다. 윌슨이 1차전서 8이닝 무실점의 컨디션과 감각을 유지한다면 키움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과의 박빙의 승부 속에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그러나 1,2차전서 잇달아 난조를 보인 불펜진이 문제다. LG는 역대 5번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무릎을 꿇은 적이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는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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